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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라류 Jun 01. 2023

 오늘은 뭐 먹지

인류 최대의 고민거리

오늘은 뭐 먹지?


오늘 점심은 뭐 먹나? 내일은 뭐 먹을까?


인류 최대의 고민거리 중에 하나가 아마 이 질문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나는 감히 장담해 본다.

그리고 또한 이 질문은 직장인들의 유일한 낙이라고 할 수 있는 점심시간을 위해 존재한다고도 생각한다.

"오늘은 점심은 뭘 먹나" 하고 출근길부터 점심 메뉴를 고민하는 사람, 그 사람이 바로 나다.


하루 8시간의 근무 시간 중, 유일하고 공식적으로 허용된 자유시간인 점심시간. 짧으면 짧고 길면 긴 소중한 1시간의 점심시간 동안에 맛있는 음식으로 배도 채우고, 씁쓰리한 커피 한잔 마시며 수다를 떨며 잠시 쉴 수 도 있고, 장바구니에 담아뒀던 못다 한 인터넷 쇼핑도 할 수 있으며, 가끔 책도 보고, 인터넷 기사를 검색하기도 한다.

( 이렇게 브런치에 글도 쓰고 저장하기도 한다)


얼마나 알차고 소중한 한 시간인지 모른다.

그래서 아침부터 고민해야 한다. 이 소중한 한 시간을 보람차게 보낼 맛있는 점심 메뉴를. 입도 즐겁고 마음도 기쁜 메뉴를 말이다.


이렇게 아침 출근길부터 오늘의 점심 메뉴를 고민하며 출근하는 직장인들, 아마 나뿐만이 아닌 대부분  한 번쯤은 생각하고 출근할걸?

건물 내 구내식당이 있는 큰 회사를 다닌다 하더라도 매일 먹다 보면 지겨울 때도 있고 맛집을 찾아다니며 하루 유일한 점심시간을 즐기고픈 마음이 생기는 건 인지상정 아닌가.


회사 메신저 방엔, 함께 점심을 먹는 여직원 5~6명 정도가 매일 점심 메뉴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의논을 한다. 배꼽시계가 그나마 좀 정확한 내가 먼저 의견을 제시한다.


- 오늘은 김치찌개 어때요?

- 오늘은 된장찌개?

- 오늘은 중국집 짜장면 먹을까요?

- 오늘은 갈비탕 한 그릇, 따끈하게?

- 오늘은 간단히 라면에 김밥?


회사 근처에 널린 게 식당이요 커피집이요 간식집들이다.

매일매일 그 많은 식당을 돌아가면서 바꿔가며 먹는다 해도 그 매일매일이 고민이 된다.  의견이 일치하는 날도 있지만, 함께 밥을 먹는 동료들의 그날그날 컨디션과 선호도와 입맛을 맞추기 위해서, 정말 거짓말 조금 더해서 오전 내내 고민하는 날도 있다. 그리고 맛집을 가게 되는 날이라면 줄을 서야 하는 기다림도 감내해야 하기에 소중한 한 시간을 어찌 쪼개어 쓸 지도 고민의 한 부분이 된다. 

그리고 고물가 시대에 맞추어 나의 지갑 사정 고민까지도 추가가 되고 있는 요즘이다.  

이 세상 모든 물가, 교통비, 밥값등 모든 물가는 끝도 없이 오르는데 유일하게 내 월급만 안 오르고 있는 것 같단 말이지... 그러니 점점 치솟는 점심 밥값도 할당된 금액을 초과할 경우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월급 구조다. 그렇다고 매일 편의점에서 삼각김밥과 라면으로 때울 수도 없는 일이며 그렇다고 도시락을 싸 다니면서 굳이 월급의 허리띠를 조르기도 싫은 일이니, 하루 한 끼를 위해 투자하는 나의 생각 덩어리는 점점 커지고 복잡해진다. 


맛과 가격,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식당을 찾아 찾아 오늘도 점심시간에 나와 빌딩숲 사이를 헤매어 본다.


오늘은 비빔밥이다. 간단하게 비빔밥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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