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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라류 Jul 12. 2023

11. 츄르는 나의 힘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만든다는 음식이 뭔지 아느냥?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만든다는 음식이 뭔지 아느냐?

어멈한테 물어보니 어멈은 '전어'라는 생선이라고 하더군. 가을철 불에 구운 전어 냄새가 그렇게 고소하고 맛있다 하더군. 인간들은 전어를 좋아하나 봐. 그런데 우린 그것보다 훨씬 더 맛있는 음식이 있다고. 세상에서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나는 먹어본 적이 없었어.


바로 츄르란 것이야. 츄르


츄르라는 음식은 물론 밥은 아니고 간식이긴 하지만 태어나서 처음 맛본 츄르의 맛은 잊을 수가 없었어.


어멈이 어느 날 길쭉한 스틱 봉지 하나를 들고 와서 입구를 찢으니 그 안에서 끈끈한 액체가 흘러나오는데 나도 모르게 그 액체의 향기에 이끌려 코를 킁킁 대 맡고 있었지 뭐야. 냄새를 맡으니 저절로 그 액체를 먹고 있었는데, 세상에 눈이 번쩍 뜨이지 뭐야. 달콤하고 짭조름했으며 먹을수록 감칠맛이 났고 먹어도 먹어도 또 먹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게 났던, 태어나서 처음 맛봤던 세상 놀라운 음식이었어. 어떤 것은 닭고기 맛도 나다가, 어떤 건 참치맛도 났고, 조개나 가다랑어 맛도 느껴지기도 했어. 한마디로 환상적이지.


처음 츄르를 맛보고 난 후 밥을 먹고 나면 간식을 기다리곤 했지.


"애미야~ 츄르를 내놔 보거라"

" 아까 낮에 한 개 드셨잖아요. 안됩니다. 츄르는 하루에 1개씩만 잡수세요"

" 또 먹고 싶구나. 또 먹으면 안 되느냐??"

" 예... 안됩니다. 너무 많이 먹으면 살찌십니다"

" 너무하구낭"


어멈은 하루에 1개, 나와 루이 누나 각 1개씩 주는걸 철칙으로 생각하고 2개 이상을 주지 않더라고. 그래서 루이 누나 먹을 때 꼭 옆에서 한 방울이라도 더 얻어먹으려고 노력도 했지만, 어멈이 루이 누나 먹을 때는 나를 얼씬도 못하게 하더라고. 공평하게 먹어야 한댔어.


오늘도 내일도 츄르만 생각하는 날들을 보내고 있다고.

어멈아, 그래도 특별한 날엔 츄르 2개 먹을 수 있게 해 다오. 알겠느냐?!


루이 누나 것도 뺏어 먹고 싶었다고
세상에 이런 맛이
맛있다옹
1일 1냥 1 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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