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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라류 Feb 10. 2023

입춘이 지난 장갑


입춘이 지난 오늘에서야 올 겨울 처음 장갑을 꺼냈다.

스카프를 하고 갈까 아침에 서랍장을 뒤지다 서랍장 구석에 있던 장갑을 발견했다.

여기 부산의 겨울이란, 장갑을 굳이 찾아 끼지 않아도 될 만큼의 에린 추위가 없는 터라

장갑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그렇다고 없으면 뭔가 서운한 겨울'필수'아이템인 것이다.


이 녀석 그래도 한 번은 주인이 찾아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구석에 앉아있었을 것아 아닌가....

찾아주지 않으면 언젠가 재활용 수거함으로 들어갈까 불안해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이렇게 꺼내왔지...

날이 풀리는 입춘이 지난 오늘에서야...

코트 주머니로도 충분히 따뜻하며, 핸드폰을 만지작해야 하기에 장갑이란 녀석은 조금 걸리적거리긴 하지만, 그래도 너는 내게 필요한 물건이란 것을 인지시켜 주고 싶었다.


손이 조금 둔한 느낌이 들지만, 코드 속 맨손의 온기보다 조금 더 따뜻한 온기가 생겼고,

장갑 낀 손으로 폰을 만지작하며 볼 수 없으니, 조금 심심한듯하지만 바깥세상을 위로 더 볼 수 있게 해 주네


3월 봄이 오기 전까지 너를 데리고 다녀주마

너무 서운타 생각 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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