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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라류 Mar 10. 2023

봄의 시간

SNS에서 이런 사진을 한 장 봤다.


2023 봄 벚꽃 개화시기


전국 팔도 벚꽃 명소의 개화 시기를 정확한 날짜로,

마치 벚꽃 나무들과 약속이라도 한 듯 날짜를 기재해 놨다.

어찌 저리 장담을 할 수 있을까?


물론, 과학적 근거, 기상 상황, 수년간의 개화 시기 데이터 베이스를 바탕으로 하는 예측 날짜 이긴 하지만,

너무나도 약속된 마냥 정확한 개화 날짜가 적혀 있다 보니,

자연적으로 오는 시기임을 알기에 오히려 나는 의심만 더했을 뿐이다.


이미 많은 경험들이 있지 않은가.

개화 시기를 점치는 인터넷 검색 서버나 SNS의 도움을 받아

날짜에  맞추어 꽃놀이를 즐기려 나가 보면

아직 꽃이 피지 않았거나, 이미 만개했거나.

혹은 밤새 비가 내려 꽃이 많이 떨어졌거나,

또는  이미 시간이 지나 꽃이 다 겠지 싶다가도

아직 한창 하늘을 보고 방긋방긋 웃고 있는

벚꽃들이 있었던 경험이 다들 있지 않은가 말이다.


봄의 시간, 자연의 시간은 언제나 예측불허한 일인 것을.

따뜻한 남쪽, 이곳 부산 주변은 이른 봄꽃들이 핀다.

벌써 지인들의 단체 카카오톡 방에 이미 어디에 매화가 폈다더라, 어디에 목련이 폈다더라, 어디에 벌써 벚꽃이 핀데도 있다더라는 , 여기저기서 봄소식의 격담이 올라오고 있다.  이제  겨우 3월의 처음인데도 말이다.


봄의 시간의  최초 목격자가 되기 위해

너도 나도 저 벚꽃 개화 시기에 맞추어 소풍, 꽃나들이

약속을 잡아보기도 한다.


지난주, 조금 이른 감이 있었지만

나도 그 의 빠른 목격자 중 하나가 되고픈 마음에

마음에 집 근처 산책길을 나가 봤지만

아직 봉긋한 목련꽃 몽우리만 보다 왔다.

아직은 아닌데. 성질 급한 마음만 앞서던 거지.


이 2023년도 봄의 벚꽃 개화 달력을 보고 있자니

진짜 저 때 꽃들이  짠 하고  나타날지 아닐지,

한번 어디 두고 보자 라는 마음도 생기며

저 날짜에 맞추어 어디라도 가서 봄을 반가이 맞이하고프다.


여하은 오긴 온다.

제시간에 혹은 이르거나 조금 늦거나

누구에게 언제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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