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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라류 Apr 03. 2023

벚꽃 엔딩

봄 무대의 커튼콜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우리 둘이 걸어요.

참 지겹지도 않게 좋은 노래다.

2012년인가 발매된 이 노래는 10여 년 가까이 벚꽃 잎이 떨어질 때면 귓가에 자동으로 재생되는 BGM이

되어버렸다.

가사도 참 이쁘고

선율도 정말 벚꽃 잎이 내 머리 위로 흩뿌려지는 거 같은 그림이 그려진다.


누가 그러더라.

꽃이 좋아지면 나이가 들었다는 소리라고,

카카오톡 프로필에 꽃 사진으로 도배되면 나이가 들었다는 소리라던데,

어느 순간인가 나도 그 무리에 숟가락을 얹고 가는 듯하다.


그런데, 꽃비 내리는 이 봄, 여기저기 다니는 오고 가는 수많은 "젊은이들"을 보면

꼭 그런 것 같지만은 않은 거 같다.

그리고 이 <벚꽃엔딩> 노래를 만든 장범준도, 내가 알기론 대학 시절 버스킹 하면서

만들었던 노래가 바로 이 <벚꽃엔딩> 이란 말이지.

그럼 이 오고 가는 수많은 젊은이를 포함한 그네들이 나이가 들었단 소리는 아니지 않나.


그렇지... 그렇고 말고.

나이 들어 꽃이 좋아진다는 얘기는 누가 만들어낸 편견이던가.

자연사 아름다움에 이끌림은 남녀노소 따질일이냐 이 말이다.

나이가 들어 꽃이 예쁜 게 아니라,

꽃이 예쁘니 이끌림에 나위 따위가 무슨 의미 있겠는가.

부산 동래 온천천 벚꽃길

이미 3월 중순 즈음에 벚꽃이 만개한 부산에는 벌써 꽃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멋진 공연의 커튼콜처럼 꽃비가 초봄 무대의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해주고 있다.

이 꽃비의 커튼콜이 끝나면, 연초록의 무대가 새로 열리리.


반복되는 앙코르 노래처럼,

반복되는 자연색의 변화의 무대에

이렇게 나는 또 애써 나를 "젊음"에 동참하는 합리화를 하면서 아쉬운 저녁 봄밤에 그 엔딩을 함께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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