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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라류 Apr 12. 2023

마스크를 벗은 지 2주째

괜찮은데?!

마스크를 완전히 벗은 지 2주째


3년 정도 내 몸의 일부처럼 껴왔던 마스크를 과감히 벗어 버린 지 2주쯤은 넘은 듯하다.

실내외 마스크 의무 규정이 완화되었어도, 출퇴근 대중교통에서는 마스크를 벗기가 영 꺼림칙했는데 , 한 번 두 번 벗다 보니 어느덧 익숙해진 내 모습을 본다.


다들 얼마나 기다려왔던 순간인가.

마스크를 벗어던지는 해방되는 그 기분을.


답답하고 두려웠고 불편했던 3년의 시간들.

우리는 이 작디작은 하얀 손바닥 만한 천 조각에

우리의 두려움을 숨기고, 건강을 온전히 내맡기고 지내왔다.

마스크를 벗으면, 마치 지옥의 문 앞으로라도  끌려갈듯한 막연한 두려움에 출퇴근할 때, 외출을 할 때는 당연하거니와, 심지어 잠시 음식물 쓰레기 비우러 가는 집 앞에서도

우리는 철저히 이 작은 마스크에 의지하며 살아왔다.


그래서일까.

정부에서는 마스크를 벗어도 좋다고, 권고사항이라고, 자유를 던져 줬지만 3년이란 내 몸의 생활 패턴이 쉽게 다시 예전의 자유를 바로 만끽하진 못했던 거 같다.


두려움이란,

막연함에서 비롯되는 공포의 감정.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선 막연한 미지의 감정을

확신으로 바꾸는 시간과 용기가 필요하다.


처음엔 깜빡하고 잊어버리고 안 끼다가

그러다가 한두 사람 눈치를 보다가 중간에 한번 벗어보다가

그러다가 차츰 완전히 벗어 거리를 다니고 실내도 마음껏 다니고   지하철과 대중교통도 마스크에 의지하지 않고 지낸 지 2주가 넘은 듯하다.


괜찮네?!  생각보다. 괜찮다!

그  3년의 두려움은 어디로 갔는가!

다시 자유로운 내 얼굴을 보며  나의 숨소리를  들어본다.

괜찮다. 괜찮아 다행이야...


한동안 잘 바르지 않았던  립스틱을 꺼낸다.

찐 분홍 빛깔을 발라본다.

내 얼굴에 자유로움을 느끼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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