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살아서 좋은 점은 공간과 시간을 순전히 내 마음대로 다룰 수 있다는 건데 알아서 절로 눈이 뜨고 깨어질 때 깰 수 있는 사실이 또 아직은 그럴 수 있다는 점이 내 일상 하루의 시작을 좀 더 자유롭게 한다는 생각이다.
오늘도 절로 눈이 똑 떠져 일어나니 오전 5시 49분. 우선은 일어나 본다. 겨울이라 움츠러들지 말지어다.라는 생각과 스트레칭에서 오는 으아악. 하는 곡소리와 함께. 블루투스를 켜고 오늘은 요거다. 주옥같은 성시경의 노래들로 리스트를 채워 재생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일단은 키보드에 손을 대본다. 술술 손가락이 쉴 새 없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고백하건대, 글을 쓴다는 것이 내겐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다. 그렇기에 자유로이 하루에도 순삭 몇 개 정도의 글은 쓸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더욱이 글이 내게 의무가 아니라서 그저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서 힘들지 않은 일이라고 느낄지도 모르겠다.
오늘 아침 역시 명상 대신 이 글로 오늘의 명상을 대신하고자 한다. 이 와중에 성시경의 목소리는 옳다.며 잠시 감상하는 여유도 놓치지 않는다. 아침은 간단하게라도 꼭 챙겨 먹어야 하는 습관을 가졌다. 한동안은 밥을 먹었었는데 귀찮음도 있고 일어난 직후 허기짐에 자칫 점심처럼 먹게 되는 과오를 범할 때가 있어서 가끔은 아침으로 인해 점심을 맘껏 즐기지 못하는 상황이 되는 게 못마땅해서 안 되겠다. 싶었다.
특별한 것은 아니고 외국에서 살 때 먹던 아침 습관으로 다시 가볼까. 하는 생각이다. 한국에 살아서 가장 아쉬운 점은 건강하고 질 좋은 사워도우 빵을 생각보다 구하기 어렵다는 것. 치즈와 버터가 너무 비싸다는 것. 딱 이 세 가지가 그야말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들 중 하나라 내게는 꽤 큰 아쉬움이다. 이 참에 사워도우 만드는 법을 내년에 꼭 배워보려고 한다.
사워도우는 호밀빵으로 대체 하면 될 것이고 치즈와 버터는 그때그때 먹을 양만 사두고 먹으면 될 테다. 눈을 사방으로 굴려 머릿속으로 내 집 냉장고 속을 재빠르게 떠올려 본다. 계란도 사다 놓았다.(계란을 아침에 빼놓지 않고 먹기 좋아하는 나로서는 계란 값 상승이 가슴 아플 지경이다) 방울토마토도 있겠다. 요거트, 커피까지 오케이.
정말 소박하다 못해 소박하고 또 소박한 내 아침 식사는 대강 이러하다. 사워도우 빵 슬라이스 2-3조각, 버터, 치즈(치즈 종류는 그때그때 다르다. 브리, 생모짜렐라, 부라타, 리코타, 체다...등등 뭐든 오케이다)다소 듬뿍, 방울토마토 몇 개. 사과 두 조각, 에그 스크램블(요것도 그때그때 먹고 싶은 대로인데 가끔은 부지런을 떨며 스패니쉬 오믈렛을 하기도 한다), 햄 슬라이스 2개, 요거트 하나, 아메리카노 한 잔. 딱 요정도다. 이 모두가 큰 접시 하나에 부지런히 담긴다.
이렇게 아침을 먹으면 마치 내가 파리 살던 그때, 짝퉁 파리지엔느로 돌아간 듯한 착각에 건강까지 생각하는 자기 관리가 철저한 사람이 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다 떠나서 난 이 조합의 아침식사를 맛있어서 좋아하고 담백해서 좋아한다. 그것뿐이다. 이러고선 점심은 향내 나는 구수한 청국장을 즐겨한다는 아이러니. 이 또한 나다.
보통 아침 6시쯤 일어나는 편인데, 조금은 일찍 하루를 시작해서 좋은 점은 어떨 땐 이 세상 사람들 모두가 나만 빼고 다 잠든 듯한 기분이 든다는 건데, 난 새벽의 그 고요와 적막을 아주 사랑한다. 내가 하루를 조금은 일찍 시작하는 이유다.
오랜 방황 끝, 내가 깨달은 건 시간이 돈이었고 돈이 시간이었다는 것. 시간을 살 수만 있다면 어떻게 해서라도 사고 싶을 만큼의 나의 뼈저린 후회와 내 시간에 대한 회한과 안타까움 때문에 난 내게 주어진 시간을 절대로 소홀히 할 수가 없게 됐다.
이 또한 지독히도 어두웠던 지난 시간이 내게 알려준 고마운 선물이라 생각하며 사는 요즘이다. 티파니에서 아침을 에서의 오드리 햅번이 아니면 어떤가. 나는 나대로 나답게 효자동에서 아침을 외치며 커피 한 잔에 내 입술을 살포시 대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