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한 해가 가는구나.라고 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새해가 지나고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왔다. 해만 바뀌었을 뿐 내 삶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내 인생에서 지리하게 때로는 지독하게도 앞만 보고 달려온 시간이었다. 지금까지의 내 인생에서 한 가지 목표만 가지고 이렇게 앞만 보고 달려왔던 적이 있었던 적이 있는가.할 정도로 말이다. 그러면서 든 생각엔 삼십 대 초반 이런 생각과 정신이 번쩍 들었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까지도 함께 말이다. 이미 지나간 것은 되돌릴 수 없으니 이내 지금이라도 알았으니 괜찮다며 스스로를 다독인다.
문득 내 머릿속에 스친 건, "10개월 동안 몰입하며 깨달은 것"이었다. 그러고선 글을 적어 내려 가야겠다는 생각에 이렇게 오랜만에 토닥토닥 노트북 키보드에 두 손을 가지런히 올려놓는다. 작년 3월 2일, 올 12월 31일까지. 10개월 안에 반드시 해내겠다는 목표 하나를 딱 한 문장으로 군더더기 없이 적었고 그러고선 뒤도 돌아보지 않고 고비고비마다 마음을 다잡아가며 내 온 정신을 내가 목표한 삶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내 스스로에게 감사하게도 목표를 완벽하게 그리고 깔끔하게 해내고 만 지금, 지난 10개월을 돌아보니 스스로에게 대견하다. 수고 많았다. 는 말이 절로 나온다. 지극히 개인적인 것으로 그리 거창한 목표는 아니었지만 내 인생 자체의 새로운 동력이 될만한 충분한 그리고 소중한 목표였음엔 틀림없다.
마음만 먹으면 난 얼마든지 해낼 수 있는 아이였다. 는 것을 이 시점에 다시 한번 상기시켜줬다는 점에서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무엇보다 한층 성장한 기분이다. 깊이 생각했고 사유했고 내면의 성장을 맛보았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큰 수확이라는 생각이다. 전 서강대 철학과 교수이신 최진석 교수님의 말씀을 참 좋아하는데, "시선의 높이만큼 성장한다"는 말에 크게 공감했다. 평소에도 늘 깨어있으려고 노력한다. 10개월 동안 나 자신은 철저히 고독했고 외로운 시간을 보냈다. 스스로 날 그런 상태로 의도적으로 만들었다는 설명이 맞겠다.
솔직하게 말하면 인간관계에서 오는 피로감도 있었고 그럴 시간에 내 안의 나에게 완전히 집중해보자는 나의 다짐이었다. 의도적인 고독과 외로움은 예전의 것이 아니었으며 오히려 그 고독에 내 자신이 완전히 적응한 듯했다. 전혀 외롭지 않았으며 내가 정한 내 목표에 한 발 한 발 다가갈 수 있게 해 준 큰 원동력이 되어주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의도적인 고독과 외로움을 선택함으로써 오히려 난, 내면의 성장과 외적인 목표 두 가지 모두를 얻게 됐다. 이제는 내가 무언가 바쁘지 않으면 심심하다고 생각될 정도가 됐다. 육체적으로는 노동을 통해 정신적으로는 끊임없이 질문하고 생각하는 것. 의식의 깨어있음을 통해 스스로를 요리하고 내 안의 감정을 다스릴 줄 알게 됐다는 점에서 만족스럽다.
육체적으로 바쁘고 분주하다 보면 부정적인 혹은 잡다한 생각들이 날 지배 할리 만무했고 몰입을 통해 내 안의 작은 소확행을 끊임없이 경험하고 맛보게 되었다. 작금의 시기에 역설적이게도 오히려 노동의 가치와 숭고함을 절실히 여실히 깨닫게 됐다. 내 안의 나를 통해 내 삶과 인간의 본질을 성찰하는 마음의 여유와 평온과 통찰력을 얻은 것은 물론이다.
일희일비하지 않게 됐다. 이 말은 즉슨, 그 어떤 어려움이나 두려움도 이제 더 이상 내 정신과 육체를 지배하지 못한다는 단호한 내 의지이자 다른 사람의 시선 전혀 개의치 않겠다는 도도한 내 태도이기도 하다.
10개월 안에 이룬 나만의 성과는 앞으로의 1년을 또 한 번 힘차게 살아가게 할 에너지가 되고 있으며 몰입의 힘을 격하게 믿는 나는, 몰입을 내 일상으로 자연스레 들이게 되었음은 물론이다. 본질의 꿰뚫으려는 나의 지리한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며 그럴수록 나는 나를 더욱 사랑하게 될 것임을 나는 잘 알고 있다.
지리하게 때로는 처절하게 노력한 지난 10개월의 나의 노력에 격하게 손뼉 쳐주고 싶은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