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시경의 노래는 언제 들어도, 수백 번, 수천 번을 들어도 왜 이리 아름다운지. 잠이 오지 않은 이 새벽에 나는 어김없이 마치 습관처럼 성시경의 노래들을 재생했다. 너의 모든 순간, 눈부신 고백, 한 번 더 이별... 특히나 멜로디와 노래 가사들은 과거의 추억들을 한 숨 한 숨 떠올리게 하고 잠시, 아주 잠깐 그 시절의 나.로 데려가 준다.
일적으로 오늘 오후까지 업로드해야 하는 수정 작업을 마저 끝내고 나니 시간은 새벽 3시가 다 되어가고 있는 게 아닌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작업했던 터라, 잠이 왔을 리는 만무하고 이참에 꽤 오랜만에 글을 써야지 싶었다. 글을 쓸 때 유독 나는 내 안의 나와 심도 있게, 진지하게 만나며 기분은 참 행복하며 몰입의 순간의 경험을 기어코 빠짐없이 하고야 만다.
조명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라, 다른 조명 외에 작년에 절친 윤주 언니가 선물해준 "좋은 말만 듣고 예쁜 것만 보며 벅찰 만큼 사랑받길." "초아야 너의 모든 날을 응원해(하트)"가 새겨진 달 모양의 조명도 켜놓는 걸 잊지 않았다. 나는 그렇게, 윤주 언니를 떠올리며 그리워했다. 지난주 언니와의 통화에서 둘째를 임신했다는 기쁜 소식을 들었는데 육아를 하면서도 동시에 여전히 활발하게 아나운서로서 일을 멋지게 해내는 언니에게 응원의 말을 전했음은 물론이다. 말하지 않아도 아는 척하면 척하고 아는 찐 내 사람들이 유독 진하게 보고 싶은 새벽 밤이다.
예쁜 사람보다는 아름다운 사람, 매력적인 사람, 분위기 있는 사람, 아우라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 소망이 있다. 그러려면 우선 내 내면의 질량을 채워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정확히 말하면 7월부터이니 2개월이 넘은 셈이다. 지난 두 달 동안 솔직히 고백하건대, 나답지 않았다. 여기서 나답지 않음이란, 행복하지 않았다는 뜻과 같은데 개인적으로 나는, 아주 자주 수시로 내 삶과 일상에서 행복감을 느끼며 내게 주어진 그 모든 것에 감사해하며 내 취향 껏 살아가는 사람이건만 최근의 나는 행복하지 않았으며 이 감정과 기분을 놓치고 말았다는 설명이 맞겠다.
지난 두 달 동안 난 더욱더 아니 완전히 확신하게 되었다. 나는. 자유로운 사람.이라는 것을. 일적으로도 물론이다. 내가 내 일을 스스로 컨트롤할 수 있고 적극적으로 능동적으로 움직이고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에 성취감을 느끼는 편인 데다 개인의 일을 했을 때, 가장 행복하고 신체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건강한 상태가 된다. 돌이켜보면 일적으로 내가 가장 행복했을 때는 케이터링 사업을 했을 때다. 직접 미팅하고 일을 척척척해 나갔을 때 나는 가장 나다웠고 매력적이었고 밝았고 명랑했고 청량했고 분주했고 아름다웠다.
파리 가기 전까지 운영했으니 그 시절도, 어느덧 시간이 꽤 흘렀다. 사실 그 두 달이란, 파리에서 돌아온 후 다시 은행 경력을 살려 회사원 시절로 컴백한, 출근한 일자와도 정확히 일치한다. 그랬다. 나는 이런 사람이었던 것이다. 난 회사원 생활을 하기엔, 합리적이지 않은 간섭이나 지시를 여간 견디지 못하는 조금은 고약한 성미를 가졌다는 것을 인정하게 됐다. 씨티은행 시절, 선배 CE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우리 초아는 생각이나 행동이 아주 앞서가... 한 10년만 꾹 참고 다니면, 그땐 씨티에서 초아 같은 인재가 쭉쭉 잘 나가게 될 거야 두고 봐." 지금이 딱 그 정도가 지났는데 문득 이 말이 떠오른 건 무얼까.
우선은 내가 다시 회사원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한 것이고 그땐 분명 내 나름 신중하게 생각하고 내린 결정일 테니 내가 한 내 선택과 결정을 좀 더 두고 볼 생각이며 우선은, 아직까지는 잘 견뎌볼 일이다. 확실한 건 마흔이 되기 전까지 나는 분명, 나다운 일을 하고 있을 거라 확신한다. 그러니 지금도 오케이. 지금의 이 회사원 생활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마무리 짓는 요즘이다.
최근 행복하지 않았던 것은 회사생활에서 오는,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가장 컸는데 이마저도 역시, 직장은 수행의 장.이구나. 나에게 또 무언가를 깨닫게 해주려고 하는구나. 하고 넘겨버리는 의연함도 갖추게 되었다(말과는 다르게 실제로는 그러지 못했다는 것이, 결국 두 달이 지나서야 그리 의연하게 넘기게 되었다는 게 모순이자 역설이다). 이제는 마음의 여유를 많이 갖췄다고 생각했는데 닥치면 또 그리 되지 않음에 이렇게 나는 또 인생을 배운다.
직장에서 오는 여러 가지 작고 사소한, 갖은 일들로 내 삶과 일상을 잠식하게 내버려 둘 리 만무하다. 이 시점에, 이제 더 이상 그런 부정적 감정들이 내 기분을 망치는 일을 두고 볼 수가 없는 것은 물론이다. 내 생각과 태도와 다짐은 이러하다. 누가 뭐래도, 의연하게. 대담하게, 담대하게. 무던하게. 이 말들이 짧으면서도 내겐 왜 이리도 힘이 되는지. 이렇게 난 지금의 직장생활을 당분간 유지할 것이며 일 외에 나머지 내 사생활은 철저하게 온전한 나로, 내 취향껏 내 삶을 가득 채우는 나로, 수시로 행복함과 감사함을 느끼며 살아있음을 느끼는, 삶을 있는 그대로 느끼며 살아가는 나로 의연하게 살아갈 예정이다.
이 참에 글쓰기도 아주 자주 써볼까 한다. 글쓰기란, 내겐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라, 내 마음의 여유와 숨을 가져다주는 일이기에 어쩌면 당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