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 있는 여자

by miu

30대 중후반에 접어든 내가 생각하는 요즘의 나의 강력한 무기는 단연코, 여유다. 여유가 가진 힘을 너무나도 몸소 체험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이 그러한데, 최근 한 달 새 내 마음의 여유는 커녕, 사람으로 인한 불필요한 감정적 에너지를 나를 잠식할 만큼 소비했다는 생각에 다시 한 번 마음의 고삐를 다잡아야지.하곤 마음먹었다.


동네에 이런 카페가 있다니. 북카페 감성이면서도 아주 깔끔한 아주 마음에 쏙 든 카페를 알게 되었고 오늘은 오픈시간에 맞춰 서둘러 노트북과 책을 챙겨 집을 나섰다. 역시나 내 마음에 쏙 들어 오늘 오후 내 마음의 여유를 다시 되찾는데 이 카페의 감성과 분위기가 큰 몫을 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가장 좋은 점은, 내 삶과 일상, 사랑, 인간관계... 등등 거의 모든 것에 굉장히 초연해졌다는 점인데, 가끔은 나도 감정적일 때가 많고 잠시 그 감정이 사그라들때면 그제서야 아차. 초아야, 여유, 여유, 여유... 하고선 알아차릴 때가 많다. 그래도 이내 곧 여유를 찾는 내 자신을 보노라면 분명 20대 때와는 다른, 예전과는 다른 나 자신의 모습을 보며 안도하곤 한다.


사랑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사랑을 할 때 온 세상과 우주가 나와 그이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듯한, 이 세상엔 온통 그와 나밖에 존재하지 않는 듯한 착각과 환상에 사로잡힐 때가 많은데(그마만큼 나는, 사랑을 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느끼는 편이다), 여전히 사랑에 대한 인식과 태도에는 변함이 없으나, 사랑과 남자에 대한 환상이라던지, 집착이라고는 일도 찾아볼 수 없으며, 사랑에 있어 굉장한 여유를 갖고 있다는 생각이다.


인연을 믿는 편이기도 해서이기도 하고, 각자가 서로 온전하게 독립적일 때, 바로 섰을 때, 외롭지 않을 때, 여유가 있을 때, 훨씬 더 배려있고 성숙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누군가가 궁금해졌을 때, 알고 싶어졌을 때, 흥미가 생겼을 때조차 상대에 대한 나의 태도는 나는 늘 당당하고 자신감이 넘치는 편이라는 설명이 맞겠다.


사랑에 있어 특히 여유를 가진 여자란, 상당히, 굉장히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이유도 이러하다. 아니면 말고.라는 생각이 관심있는 남자를 외려 더 안달나게 한다는 마법이 있다랄까. 사랑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요즘 차제에, 날 궁금하게 만드는 남자가 나타나기라도 한다면, 나는 역시나 여유의 마법을 부려 맛깔나는 사랑을 할 준비가 되어있다.


일에서도 이전보다는 확연하게 여유를 찾았다고 생각했는데, 최근 한 달 새 때로는 흥분하고 감정적이던 나의 모습을 반추하면서 든 생각은, 자책이라기 보다는 뭐랄까. 역시나 완벽한 여유란 어렵고 의식하고 알아차리는 것도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하는 거였다. 일을 하면서 오는 인간관계에 대한 갈등이나, 불만족스러움은 누구나 다 있게 마련인데, 내려놓음을 되새겨도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아주 다행스럽게도 이내, 곧 내 스스로가 마음의 여유와 내려놓음을 잠시 놓쳤음을 알아차리게 되었고 말을 줄였고 차분하게 내 감정상태를 알아차렸고 내 안의 나와 만나 대화했고 이내 본연의 여유로운 나로 되돌아왔다. 감정적이게 되지 않는 다는 일이 이토록 어려운 일인지 나는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결국엔 이런 부정적 감정들이 내 안을 잠식하기도 한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게 이를 아주 많이 경계하는 편이다.


무튼 지난 주부터 스스로 마음을 다잡고 내려놓음의 연습을 다시 한 번 반복하면서 이번 주말은 진짜 나로 되돌아왔다는 생각이다. 어제 오늘, 굉장히 여유롭고 행복한 주말을 보내고 있다는 생각이다. 여유란, 사실 한 문장이나 단어로 설명할 수 없는 굉장히 광범위한 혹은 다중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생각하며 그 해석은 개개인마다 다 다를 수 있고 정답은 없다고 생각한다.


아주 잘 먹고 아주 잘 자는 것만으로도 나는 여유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 일상의 거의 모든 것들을 내 취향 껏 내 기분대로 마음 내키는 대로 하는 것만으로 내 스스로 여유 있는 여자라고 생각할 때가 아주 많다. 내 침구, 내 집안의 인테리어, 내 가방, 내 파우치, 내 필통... 아주 작고 사소한 물건들에서조차 나는 애정을 갖고 대하며 내 취향의 것들로 내 주변을 정리하고 가꾸는 일이 그렇게 여유롭고 나를 행복하게 만들 수가 없다.


이런 것이 여유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스스로 나는 아주 자주 묻는다. 옷 스타일에서 나의 여유는 아주 확연히 드러나는데, 최근에 들었던 말 중의 하나가 기억에 남는데, "히피적이다"라는 단어였는데,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자유롭다는 의미로 해석했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평소 스타일이 좋다. 나만의 스타일과 개성이 있다는 말을 아주 자주 듣는 편인데, 나는 결코 명품을 걸치지 않으며, 소유하지도 않고 있다. 이마저도 개인적인 취향일지인데, 개인적으로는 그러한 것들에 관심이 전혀 없으며, 나답게 내가 원하는 스타일대로 그날 아침 기분대로 마음 껏 골라 입는 것과 그 행위 모든 걸 사랑하고 즐긴다.


그래서 아주 오래된 빈티지 옷들도 잘 입으며, 아날로그적 감성을 그대로 내 스타일에 묻어나게 하는 걸 좋아하는게 너무도 자연스러운 이유다. 남들이 이 옷을 어떻게 생각할까. 이렇게 하면 이뻐 보이겠지? 라는 생각을 사실 전혀 하지 않는 편이며 주체는 늘 "내"가 된다. 내가 입었을 때 기분이 좋은 옷, 내가 입었을 때 내스스로 예쁘면 ok.다. 그래서인지 내 패션 스타일은 트렌드, 유행이라고는 전혀 찾아 볼 수 없으며 just "초아"나의 아이덴티티이자 시그니처가 된다.


그 사람이 가진 고유한 그 사람만의 아우라, 분위기, 이거면 5천 원 짜리 옷을 입어도 전혀 그래 보이지 않는 그 마법의 효과를 나는 아주 많이 경험한 바, 외려 나만의 아우라와 분위기, 나의 내면을 가꾸려 노력하는 편이다. 내면이 아름답지 않은데 외면이 아름다울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고로 그 밸런스 역시 내가 늘 추구하고 잃지 않으려는 내 삶의 태도이기도 하다.


몇 주 만에 다시 내 마음의 여유를 되찾은 나는, 이내 잠시 잃어버렸던 자유와 해방감을 다시 느끼고 있으며, 카페에서 잔잔한 음악과 함께 아주 알맞은 빛의 조명 아래에서 내 마음을 다듬는 작업 중의 하나인 글쓰기를 하고 있는 지금의 내 마음과 기분은 오늘 일요일 오후 나만의 행복이다. 행복은 그 순간 순간 내가 느끼는 감정이라고 생각하기에, 그런 나는 아주 자주 하루에도 수십번씩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다.


결국 모든 것에 내 마음에 달렸다.는 이 말... 끌리셰하지만 정말 맞으며, 내가 아주 매력적으로 생각하는, 치명적인 매력의 소유자라 생각하는, 여유 있는 여자로 나는 다시 되돌아 왔음에 스스로에게 짝짝짝 궁둥이 팡팡해주고 있는 오후다.


여유 있는 여자, 그 끝은... 나를 둘러싼 그 모든 것에 감사하게 되고, 이 세상이, 내 삶이 참으로 아름답다고 느끼게 해준다. 고로 나는 내 삶이 아름답다고 느낀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고급스러운 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