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참 헛헛했던 오늘, 언제 써놓은건지 문득 기억 나지 않는 나의 짧은 메모를 발견했다. 잠시 숨죽이며 언제 썼던 것일까. 이맘때 쯤이었을까... 작년 가을즈음이었을 걸로 추적된다.
"혼자이길 선택했다. 혼자 다시 일어서야만 했다. 그러려면 내가 일어서려 할 때마다 날 붙잡는, 날 다시 주저 앉히려는 요소들과 거리를 둬야했다. 그래서 난 그들의 곁을 미련 없이 떠났다.
은둔하기 시작했다. 영화 장미의 이름으로에 나오는 수도원을 연상할 만큼 나는, 내안의 은둔의 숲으로 떠났다. 고요했다. 솔직하게 처음엔 많이 힘들고 우울했다. 적응기간이 필요했다. 이 세상에 정말 나밖에 없는 듯한 지독한 외로움과 고독감을 경험했다. 인생은 본래 외롭고 혼자 왔다 혼자 가는 것.이라 생각해왔지만 생각만큼 은둔은 훨씬 더 큰 내려놓음과 고통과 굳은 심지가 필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