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의 비친 내 모습을 있는 힘껏 바라봤다. 까무잡잡한 피부라 본디 환한 피부는 아니지만 내 마음에 문제가 있을 때, 내 마음이 아플 때, 내 마음이 어두울 때 내 얼굴을 보고 있으면 정말이지 그렇게 어두울 수가 없다.
일이주 사이, 며칠 새 내 마음에 인 감정들 때문인지 내 낯빛도 금세 어두워졌음을 단박에 느낄 수 있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낯빛만은 아름답게 유지하려고 하는 편인데, 오늘은 실패다. 내 얼굴을 바라보고 있자니 아니되겠다.했다. 다시 원상복구를 해야지.했다.
가장 먼저 할 일은 날 다독이는 일이다. 내 마음을 다독이면 또 금세 언제 그랬냐는 듯 내 낯빛도 맑아질 것이다. 오늘 도통 기운이 나질 않는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그리 많지 않고 집에 갈 때까지 남은 시간을 무사히 잘 버텨보는 일 뿐이다. 이 감정과 지금의 몸과 마음의 상태를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한다.
집에 가려면 시간이 아직은 남았는데 잘 견디고 집에 가서는 바로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기로 마음 먹었다. 우선 잘 자고 나면 다시 맑게 개이겠지. 혹은 개인다.는 믿음이 있다. 어서 가서 누워 푹 자고 싶다. 오늘은 그런 날인 걸 어떡하겠는가. 이 감정과 상태에서 벗어나려 몸부림치지도 않는다.
이 정도의 상태라면, 달리 방도가 없다. 마음이 힘드니 몸으로도 즉각적으로 반응이 온 것이므로 인정. 온 몸으로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
그러는 사이, 오늘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갈 때까지 내 감정을 내 마음을, 나를 토닥토닥 다독이는 일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삶은 본래 고통이라는 그 시절의 쇼펜하우어, 니체의 말을 다시금 새겨본다.
아무런 이유 없이 우울해질 때면 도통 산다는 게 뭔가. 뭘까.싶다. 날 힘들게 하는 마음이라는 녀석에 혼쭐을 내고 싶을 때도 있다.
무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 삶을 잘 살아내야 한다. 어디 나만 그러겠는가. 우리 모두는 각자 자신들의 삶의 현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지 않은가.
들숨과 날숨을 반복한 뒤 힘차게 자리에서 일어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