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움직임이 심상찮다.
머리카락이 사방으로 휘날리며 내 뺨을 철썩 때린다.
흐리다. 비가 곧 내리겠다.
사방이 어두컴컴하다.
축 가라앉았다.
일하러 나오기 전,
레몬청을 만들었다.
curry와 baked potato, 레몬청까지
요리할 때 정말 시간가는 줄 모른다.
즐거움이고 낙이다.
레몬을 좋아한다.
색깔도 영롱하고 깨끗하고 확실해서 좋고
시큼한 맛도 좋다.
레몬즙이나 제스트를 넣으면 음식에 따라 맛이 확연히 달라진다.
훌륭한 킥.이 된다.
손님에게 대접할 음료 만들 때 조금만 넣어 다른 것들과
섞으면 훌륭한 음료가 된다.
요리할 때 설탕은 가급적 넣지 않으려 한다.
그래서 레몬청은 조금 넣어 희석해 타먹는다.
마침 노랑 뚜껑의 유리병이 있었던 터라 그곳에 담아두니
전체적으로 노랑노랑하다.
날씨는 꾸릿꾸릿. 꾸리꾸리.하지만
레몬청 하나에,
내 마음은 날씨와는 상관없이.
레몬레몬해졌다.
어떻게 맨날 기분 좋을 수 있을까.
다운됐다가 다시 기운을 차렸다가
다시 삶의 의미를 작은 것에서부터 하나씩 찾아내
힘을 내보다가 통통 튀는 공처럼 다시 날아 오르다가,
다 그런거 아닐까.싶다.
오늘 역시 그런 날이지만,
역시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내 삶은 유한하다. 나는 언젠가 죽는다."를 상기하는 일.
정신이 번쩍든다.
이토록 소중한 순간 지금 여기 오늘.
지금 즐기지 않으면, 지금 행복하지 않으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