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처럼 비.를 반기는 사람이 있을까.
이렇게 생각할만큼 내게 비.는 반갑다.
장마철도 좋고
비 오는 날 그 특유의 감성과 우수도 좋다.
가라앉음과 고요도 좋다.
비가 오겠다.싶었는데
기어코 우산은 챙기지 않았다.
아직 비가 내리지 않으므로
들기 귀찮아서다.
집 근처 외출이어서도 그랬다.
그리고 원래 우산을 잘 쓰지 않는다.
우산을 챙겼는지 안챙겼는지는
내게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니다.
무튼 오는 길에 비는 내리고 있고
실내로 들어오기 전,
거친 바람과 함께
비 내음새를 있는 힘껏 마셨다.
음. 하.
왜 이리 상쾌하지.
자연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기분이다.
비 오는 날
설명할 수 없는 흙 비린내.
나는 그 조차 정겹고 자연인 것 같고
향기롭다.
실내로 들어와서는 잠시 시간적 여유가 있어
노트북을 켰다.
늘 그렇듯
2-3분 새
내 의식의 흐름대로 휘리릭
거침없이 글을 써 내려간다.
자유로움을 느낀다.
창밖 너머 내리는 비를 멍하니 바라보며
초연함을 기른다.
내려놓는다.
알아차린다.
깨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