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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행복은 내가 챙기기

내가 행복해야 내 가족이 행복하다

by 행복수집가

지난 일요일엔 집에서 쉬면서 보냈다. 집에서 놀던 수지는 갑자기 색종이 접기가 하고 싶다고 해서, 아빠랑 같이 색종이를 사러 잠시 나갔다.


두 사람이 집에서 나가고 나 혼자가 된 집에 고요함이 찾아왔다. 이 고요함이 반가웠다. 그래서 두 사람이 돌아오기 전까지 이 고요함을 만끽하기로 했다.


우선, 잔잔한 재즈 음악을 틀었다. 고요한 집에 잔잔한 음악이 채워지니 분위기 좋은 카페에 온 것 같았다.

그리고 바로 커피를 내리고, 따뜻한 카페라테 한잔을 준비했다.


그다음엔 커피와 책을 들고 햇살이 잘 들어오는 거실 한가운데 앉았다. 거실 바닥에는 전기장판을 깔아놔서 항상 따뜻하다. 따뜻한 자리에 앉으니 아늑했다.


그리고 이날 따라 유난히 맑고 이뻤던 하늘을 거실 창밖으로 잠시 감상했다. 푸른 하늘을 눈에 가득 담고 난 후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순간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다 모여 있었다.

고요한 집, 잔잔한 음악, 향이 좋은 커피, 청명한 하늘, 그리고 좋아하는 책. 이 모든 것들은 오직 나를 위한 것이었다.


행복했다.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채운 이 시간이.


이렇게 나 혼자만의 시간을 음미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엄마~!" 하며 수지가 들어왔다. 수지가 오면서 나만의 고요한 시간은 끝났지만 잠시라도 나를 위한 시간을 충만하게 가질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생각했다.

내가 뭘 하면 좋아할지 알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게 무척 행복하다고.


그 시간이 비록 짧더라도, 시간의 길이에 상관없이 언제든지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그 시간을 가득 채울 수 있는 것은 큰 행복이다.


나의 행복을 타인에게 기대하는 게 아니라 내가 나를 챙김으로 충만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다.




마음이 휴식하며 충전하니,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도 더 기쁘고 활기차게 보낼 수 있었다.


색종이를 사 온 수지는 신이 나서 이 날 하루종일 색종이 접기만 했다. 나는 수지와 내내 색종이 접기를 같이 하며 놀았다.


아이와 같이 노는 동안 지치지 않고 같이 즐길 수 있는 힘은 내가 개인적으로 보내는 시간에 대한 만족에서 오는 것 같다. 아이만을 위한 시간이 아닌, 나를 위한 시간을 가지면서 오는 에너지가 있다. 이 에너지가 충만해야 내 아이와 보내는 시간에 지치지 않고 더 힘을 낼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채우는 나만의 시간은 나를 위해서도 너무나 중요하고, 내 식구들의 행복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하다. 육아를 하면 할수록 이 사실이 깊게 와닿는다. 내가 행복하지 않은데 아이가 행복할 수 없다. 나의 행복을 버리면서 아이만의 행복을 위할 수 없다. 내가 행복하면 아이도 행복하고, 내가 웃으면 아이도 웃는다.


내 행복을 챙기는 일이, 아이의 행복을 지키는 일이다.


그래서 아이와 함께 보내는 주말에도 하루종일 아이에게만 에너지를 쏟기보다, 틈틈이 나를 위한 시간을 반드시 가진다. 그렇게 스스로 충분히 만족하고 휴식하고 나면 아이에게 주는 에너지도 더 밝게 빛을 낸다.




시간의 양보단 질이 중요한 것 같다.


짧은 시간이라도 나에게 힘을 주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는 시간을 가지면 그 짧은 시간으로도 내 마음은 충분히 힘을 얻고 여유로워진다. 이 마음으로 아이를 대하면 한결 더 너그럽고 부드러울 수 있다.


나도 때로는 아이에게 짜증을 낼 때도 있다.

그때 내 상태를 보면 많이 피곤하거나 지쳐있을 때다.


내 몸과 마음의 컨디션이 무척 중요하다.


내 몸과 마음을 지키는 일은 그 누가 대신 해줄 수 있는 게 아니다. 내가 나를 챙겨야 한다.


나를 돌보는 것도 아이를 돌보는 것만큼 무척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한다. 내가 나에게 소홀해지면 그건 반드시 무언가를 통해서 부정적인 결과로 나타난다.


내가 나를 정성스럽게 챙기고 돌볼 때 나뿐만 아니라 내 주변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모든 것은 나에게서 시작한다. 나의 행복이 내 가족을 행복하게 하고 나의 평안이 내 주변을 평안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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