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따스한 에너지를 주는 감사한 분들에게
내가 어떤 생각으로 복잡하고 머리가 아팠던 날이 있었다. 이 두통은 나 아닌 다른 사람의 감정에 대해 신경 쓰느라 불필요한 에너지를 많이 쏟고 있어서 나타난 증상이었다.
신경 쓰지 말아야지 해도 신경이 쓰여서 '내가 지금 하는 것'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었다. 내가 많이 생각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도 아닌데, 내 힘으로 바꿀 수 없는 것을 생각하면서 마음이 지쳐가고 있었다.
그래도 일단은 내가 해야 할 일이 있으니 복잡한 생각은 그대로 놔두고 평소처럼 내 할 일을 했다.
저녁에 아이를 재우고 난 후, 그날의 일기를 썼다.
일기를 다 쓰고 나서는 브런치와 블로그에 달린 댓글을 확인하고 답글을 달았다. 이렇게 하는 게 평소의 내 루틴이다.
그래서 이날도 평소와 다름없이 댓글을 읽으며 답글을 달고 있었다. 내 글에 달린 댓글은 하나같이 참 이쁜 말들과 고운 마음들이 담긴 글들이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복잡한 생각으로 부정적인 기운이 내 마음을 덮고 있었는데, 정성스럽고 긍정적인 기운이 가득한 댓글을 읽다 보니 어느새 마음이 환해졌다. 내 마음에 어둠이 물러가고 밝아지는 게 느껴졌다.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타인에게 향해 있던 내 마음의 에너지가 다시 나에게로 향하면서 마음에 긍정적인 힘이 차올랐다.
다른 분들이 써주신 밝은 기운 가득한 댓글을 읽고, 답글을 달며 내 에너지가 전환된 것이다.
이렇게 긍정적으로 전환된 기운은 이후로도 계속 이어져서 저녁 운동을 하고, 책을 읽고, 자기 전까지도 쭉 이어졌다.
그리고 머리를 아프게 하던 복잡한 생각은 그냥 내려놓았다. 그냥 흘러가는 대로 두었다. 뭐 어떻게든 되겠지 하고.
그렇게 내버려 두고 나에게 집중하면서 다시 편안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는 사이 내가 신경 쓰던 문제는 알아서 자연스럽게 해결돼 있었다. 어쩌면 처음부터 내가 그리 신경 쓸 문제가 아니었을 수도 있다.
내가 신경 쓴 것이 '상대의 감정'이었으니까.
감정의 주인은 본인이지, 타인이 아니니까.
이 날 저녁, 정성스러운 댓글을 읽고 나의 에너지가 긍정적으로 전환되는 걸 겪으며 나에게 다정한 댓글을 남겨주시는 분들이 더 소중하고 감사하게 느껴졌다.
댓글을 달아주시는 분들은 내 글에 자신의 시간과 마음을 들여주시는 분들이다. 남겨주신 댓글에는 그분들의 소중한 시간과 마음이 들어가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몇 줄의 댓글은 절대 작은 게 아니다.
댓글 하나하나에 담긴 좋은 에너지가 나에게로 향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 에너지는 나에게 정말 큰 힘으로 와닿았다.
사실 글로 만난 사람들은 얼굴도 모르고 실제로 만나본적도 없다. 그런데 자주 소통하는 분들은 오랜 친구 같기도 하고, 나를 잘 아는 분 같기도 한 느낌이 든다.
어느새 익숙하고 편안해졌다.
글만으로도 이렇게 친구를 만들 수 있다는 게 새삼 신기하고 놀랍다.
그리고 그분들이 남겨주는 글을 읽으며 나도 모르게 매일 좋은 기운을 얻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내가 기분이 좋은 날엔 뭘 해도 좋으니, 좋은 게 얼마나 좋은지 잘 모르고 지나가기도 한다. 그런데 내가 조금 기분이 안 좋거나 조금 힘들었던 날엔 나에게 좋은 마음을 담아 준 분들의 글이 얼마나 큰 힘을 갖고 있는지 실감한다.
빛은 어둠에서 그 존재가 더 분명히 드러난다.
온 세상이 환할 땐 빛이 얼마나 밝은지 가늠하지 못하다가, 어둠을 밝히는 빛은 얼마나 밝은지 뚜렷하게 나타난다.
마음도 이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마음도 밝을 땐 나에게 오는 밝은 마음이 얼마나 밝은지 모르다가, 내 마음이 어두울 때 나에게 오는 밝은 마음은 눈부시게 환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좋은 마음이 가득 담긴 글은 나에게 빛이고 힘이다.
나에게 마음을 남겨주시는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이 감사함과 소중함에 익숙해지고 싶지 않다.
늘 처음인 듯 새롭게 받아들이며 소중한 그대로 느끼고 싶다.
내 글에 잠시 머물러준 분들의 시간과 마음의 크기가 절대 작지 않다는 것을 온전히 느끼며 늘 기억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