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달려오는 낙엽을 보며 아이가 한 말

아이 옆에 있으면 웃을일이 많다

by 행복수집가

오후에 아이 하원하고 트라이크에 태워서 잠시 산책을 하고 있었다. 바람이 좀 많이 불던 날이었는데, 주변을 둘러보며 트라이크에 앉아 있던 수지가 갑자기 뒤를 돌아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엄마, 나뭇잎이 따라와!"


그 말에 뒤를 돌아보니 정말 낙엽 하나가 우리 뒤를 향해 데구루루 굴러오고 있었다.


"어? 진짜네? 나뭇잎이 우릴 따라오네?"


그리고 수지는 계속 뒤를 돌아보며 따라오는 나뭇잎을 보고 '꺄하하하' 소리 내어 웃었다.


우릴 뒤따라오던 나뭇잎은 꽤나 오래 우릴 따라와서 나도 좀 놀라며 신기해했다.


꼭 우리와 달리기 겨루기를 하듯 재빠르게 데굴데굴 굴러오는 나뭇잎은 전력질주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 나뭇잎 덕분에 수지의 웃음은 그칠 줄 몰랐다.


"엄마 나뭇잎이 우릴 계속 따라와~ 아하하하!"


수지의 즐거운 웃음 소리가 산책 길 가득 퍼졌다.

그 웃음소리가 참 듣기 좋았다.

그리고 나도 같이 크게 웃었다.


잠시 후 달려오던 나뭇잎은 지쳤는지 어느순간 멈췄다.

더 이상 나뭇잎은 우릴 향해 달려오지 않았지만, 그 후에도 수지의 웃음은 쉽게 그치지 않았다.


나뭇잎이 데굴데굴 굴러오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즐거워하는 수지를 보며 나도 같이 많이 웃었다.

작은 것 하나에도 '세상에 이렇게 재밌는 게 있다니!' 하는 느낌으로 즐거워하는 수지 옆에 있으면 웃을 일이 이 참 많다. 웃다 보면 자연스레 행복이 마음에 스며든다.


달리는 나뭇잎과 함께 웃음이 가득했던 이 순간이 오래도록 잊히지 않을 행복으로 남았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항상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의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