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활력을 불어넣는 순간
며칠 전 휴일, 점심으로 불고기를 먹기로 해서 고기도 사고, 산책도 할 겸 우리 세 식구는 함께 밖으로 나갔다. 화창한 날씨를 만끽하며 즐겁게 걷고 있는데, 아이가 카페에 가고 싶다고 해서 가는 길 중간에 베이커리 카페에 들렀다.
수지는 컵케이크와 같이 마실 주스를 하나 고르고 자리에 앉았다. 달달한 걸 먹자, 수지는 기분이 더 좋아져서 별거 아닌 것에도 더 많이 웃고 즐거워했다. 이렇게 기분 좋은 수지를 보며 나도 행복했다.
그리고 카페 창밖 풍경은 '한가한 휴일' 그 자체였다. 사람이 거의 없는 한산한 거리에 싱그러운 초록의 나무들이 가득했다. 이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평안해졌다. 이렇게 여유롭고 평화로운 풍경 속에서 우리 가족이 함께 웃고 있는 이 순간이 참 좋았다.
그렇게 한참 기분 좋음을 만끽하고 있는데, 카페에서 걸그룹 에스파와 뉴진스의 노래가 나왔다. 이 노래는 나도 알고, 수지도 아는 노래였다.
신나는 리듬의 노래가 나오자 수지가 몸을 들썩이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작은 어깨를 들썩이며 리듬을 타는 수지가 정말 귀여웠다. 그리고 나도 수지와 같이 몸을 들썩이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사실 나는 춤에 대해 전혀 모르지만, 음악을 들으며 그냥 느낌 가는 대로, 몸이 이끄는 대로 춤을 췄다. 내가 춤을 추자 수지도 더 신이 나서, 열심히 몸을 흔들며 춤을 췄다.
우리는 이렇게 카페에서 작은 춤파티를 열었다.
춤을 추니 기분이 훨씬 더 좋아졌다. 몸을 음악에 맡긴 채 그냥 마음이 가는 대로, 몸이 움직이는 대로 자유롭게 흔들었다. 그 순간에 느낀 자유함과 가벼움은 평소에 잘 못 느끼던 또 다른 감각이었다.
생각해 보니, 난 아이가 아주 어릴 때부터 종종 같이 춤을 췄다. 나는 평소에 음악 듣는 건 좋아해도 춤과는 거리가 멀고, 누구 앞에서 춤을 춘다는 건 상상도 못 할 일인데 아이 앞에서 만큼은 눈치 보지 않고 자유롭게 춤을 춘다.
수지는 어릴 때 동요나 노래가 나오면 엉덩이를 실룩거리며 리듬을 탔는데, 그런 수지와 함께 나도 같이 몸을 흔들며 춤을 췄다. 그리고 나중에는 내가 좋아하는 가요에 맞춰 내 마음대로 춤을 추면 수지도 나와 함께 신나게 춤을 췄다.
육아휴직 중에 하루 종일 아이와만 지내면서 육아에 지칠 때면, 아이와 함께 추는 춤이 나에게 활력을 주기도 했었다. 같이 춤을 추면 참 많이 웃었다. 수지가 볼 때도 내 춤동작이 어설프고 웃기는지 날 보면서 깔깔 웃는데, 그 웃음소리에 난 힐링을 하고 같이 웃었다. 그러면서 지친 마음도 씻겨 내려갔다.
다른 누구 앞에서는 보여줄 수 없는 내 춤이지만, 아이 앞에서는 전혀 눈치 보지 않고 자유롭게 춤을 추면서 있는 그대로의 내가 되는 것 같았다. 더 꾸밀 것도 없고 감출 것도 없이 있는 그대로의 나로 존재하는 순간은 나에게 묘한 해방감을 주었다.
아마 아이가 꾸밈없이 순수한 존재여서, 이런 아이 앞에서 나도 있는 그대로의 순수한 나로 있을 수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이 날, 카페에서 아이와 함께 춤을 추며 꾸밈없고 자유로운 나 자신을 느낄 수 있었다. 아무런 의식 없이 오직 음악에만 집중하며 내 몸이 가는 대로 두는 것. 이 것에서 오는 자유함은 고정된 일상에서 잠시나마 벗어나게 해주는 것 같다.
이제 아이와 집에 있다가 지루해지면 음악을 틀고 함께 춤을 춰야겠다. 그러면 나도 몰랐던 에너지가 샘솟고, 그 순간의 공기도 즐거움으로 가득 찰 것이다.
이렇게 작은 즐거움들이 모여 내 일상에 숨 쉴 구멍이 되고,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