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랑 지치지 않고 같이 노는 마음

챗GPT가 알려준 육아 힌트

by 행복수집가

주말은 하루 종일 육아를 하는 날이다. 수지랑 놀고, 밥 먹고, 또 놀고, 밥 먹고, 자기 전까지 논다. 아이랑 노는 건 체력 소모가 매우 크기 때문에 이런 날에는 중간중간 낮잠을 자거나 휴식하면서 체력 보충을 한다.


지난 주말에도 수지와 하루 종일 같아 보내면서, 별거하지 않은 것 같은데 체력 소모가 많았다. 그래서인지 점심을 먹고 난 오후에 수지랑 또 같이 노는데 몹시 졸렸다.


왜 이렇게 아이랑 놀면 졸린지 모르겠다. 이 날은 특히나 졸려서 더 당황스러웠다. 주말만 기다린 수지는 엄마랑 놀 거라고 이것저것 놀잇감을 들고 오는데, 나는 졸려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이런 내 모습에 당황스럽기도 하고 아이에게 미안했다. 내가 잠이 부족했나, 몸보신을 해야 하나 별별 생각이 다 들면서 나의 부족한 체력에 대해 고민했다. 내 마음은 아이랑 신나게 잘 놀아주고 싶은데 몸이 내 마음 같지 않아서 속상했다.


결국 졸음을 이기지 못한 나는 “수지야 엄마 너무 잠이 와” 하며 거실에 누웠다. 누우면서도 죄책감이 들었다. 수지가 엄마는 왜 잠만 자냐고 생각하겠지, 자기랑 노는 걸 싫어한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 위에 둥둥 떠다니는데 자지 않고서는 도저히 버틸 수가 없었다.


그런데 미안한 마음과 조금의 죄책감을 가지고 거실 매트에 누운 나에게 수지는 이렇게 말했다.


“엄마 여기서 자지 말고 침대에 가서 자. 내가 커튼도 쳐줄게. “


아…..? 생각지도 못한 이 다정한 말에 사실 무척 놀랐다. 왜 안 놀아주냐고 엄마를 원망하고 화를 내도 나는 할 말이 없는데, 어떻게 침대에 가서 자라고 하며 나를 챙기지? 수지의 말에 더 미안한 마음이 들면서 한편으로 너무 고마웠다.


그리고 난 수지의 말대로 침대에 갔다. 침대에 누우니 몸이 침대 속으로 푹 꺼지는 느낌이 들었다. 침대와 몸이 하나가 되는 것 같았다. 정말 편안했다.


눕자마자 잠에 빠질 것 같았다. 그리고 수지는 침대에 누운 나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커튼을 쳐주고, 수지의 애착이불도 내 옆에 놔주었다. 아마 잘 자라고 챙겨준 것 같다.


이렇게 정성스럽고 세심한 아이의 챙김을 받으며 감동이 목 끝까지 차올랐다. 난 수지에게 고맙다고 말한 뒤 곧 잠이 들었다. 수지의 따스한 챙김 덕분인지 달콤한 꿀잠을 잤다.


잠깐 자고 눈을 뜨니, 마침 수지가 방문을 열고 나를 보러 왔다. 나는 수지를 불렀고 수지는 내 옆에 왔다. 수지에게 뭐 했냐고 물어보니, 아빠랑 그림을 그렸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아빠도 잔다고 했다.


남편은 전 날 저녁근무를 하고 밤늦게 퇴근해서 많이 피곤했을 것이다. 나보다 더 피곤했을 남편도 졸음을 참으며 수지랑 최선을 다해 놀았을 것이고, 그러다가 결국 졸음을 참지 못하고 잠이 든 것 같다.


수지는 아빠가 자는 방에도 커튼을 쳐주고 문을 닫아주었다고 했다. 이 작은 아이가 어쩜 이렇게 엄마 아빠를 배려하고 챙길 수 있을까, 감동과 놀라움에 마음이 뭉클해졌다.

그리고 수지는 엄마 아빠가 잠든 집에서 혼자 조용히 기다렸다. 엄마 아빠가 일어날 때까지.




수지가 너무 고맙고 기특하면서도 미안했다. 그리고 아이랑 놀면 왜 졸린지 챗지피티에게 물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아이랑 놀면 왜 졸린 걸까?’


이렇게 물어보니 지피티는 상세하게 여러 답을 알려주었다.



대략적으로 정리하면, 에너지 소모 불균형 때문이라고 했다. 아이는 에너지가 넘치는데 어른은 에너지가 순식간에 소모된다고. 이건 이미 알고 있긴 했는데 역시 체력 차이 때문이구나 하며 어쩔 수 없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아이의 말 상대가 되고 계속 반응해 주는 것도 정신적 에너지 소모가 매우 크다고 했다. 이 답을 보고 ‘아!’ 하는 소리가 나왔다.


생각해 보니 내가 수지랑 주로 하는 놀이는 유치원 놀이다. 수지가 워낙 좋아해서 자주 하는 건데 수지는 유치원 선생님을 하고, 나는 유치원 친구 역할을 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놀이만 하면 굉장히 빨리 피곤해졌다.


몸으로 노는 것도 아니고 가만히 앉아서 수지가 하라는 대로 하고, 수지의 말에 답하고 반응해 주는 건데 이 놀이만 하면 유독 더 피곤하고 잠이 왔다. 왜 그럴까 하고 고민했는데, 지피티의 답을 보고 내가 이 놀이를 하면서 졸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알게 되었다.


이 놀이는 내가 수동적으로 참여하는 것이고 수지의 말에 계속 반응해 주고 맞춰주며 말하는 거라 정신적 에너지 소모가 매우 컸던 것이다.


차라리 보드 게임을 하거나, 그림을 그리면 시간도 잘 가고 나도 같이 즐기는 느낌이었는데, 유치원 놀이 같은 역할극 놀이를 하면 빨리 피로해졌다. 수지가 역할을 정해주고 내가 무슨 말을 하고 행동을 할지도 정해준다. 아이가 만든 각본대로만 해야 하다 보니, 내가 금방 지루함을 느낀 것 같기도 하다.


지피티는 아이의 기분을 맞춰주는 것도 감정 에너지를 계속 쓰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피곤한 거라고 했는데, 역할극 놀이가 딱 이랬다.


6살 수지는 놀이를 하다가 자기감정에 뭔가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자주 삐쳐서, 최대한 수지가 원하는 방식으로 맞춰주려고 하다 보니 나의 감정에너지 소모가 심했던 것 같다.


그리고 수지랑 같이 하는 놀이방식을 조금 바꿔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것도 챗지피티에게 물어보았다.


‘아이랑 놀면서도 졸리지 않는 팁을 알려줘’


그랬더니 지피티는 이런 답을 주었다.


졸음은 수동적이고 반복적이 놀이에서 올 수 있으니 엄마도 직접 할 수 있는 활동을 넣은 놀이를 해보라고. 그리고 몇 가지 놀이를 추천했다.


역할을 바꿔서 하는 인형놀이, 미션을 정하고 하는 블록놀이, 퀴즈를 맞히는 그림놀이, 숨바꼭질, 공놀이 등 여러 놀이를 추천해 주었다. 지피티가 알려준 걸 읽다 보니 기존의 놀이에서 조금만 다르게 생각해도 좀 더 능동적이고 활동적인 놀이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바로 실행해 보았다.


나는 수지에게 ‘그림을 그리고 맞추는 놀이‘ 를 하자고 했다. 수지는 이 놀이 제안에 흥미로워하며 자기가 그림을 그릴테니 나에게 맞춰보라고 했다. 수지는 스케치북에 마음대로 그림을 그렸다. 사실 도대체 뭔지 알 수 없는 그림이 많았는데, 나는 그냥 아무 답이나 했다. 나의 아무 답에 수지는 깔깔 거리며 웃었다. 못 맞춰도 재밌고 맞춰도 재밌었다.


이 놀이를 하면서 ‘아이는 이걸 이렇게도 그리는구나’ 하면서 보는 게 재밌고 즐거웠다. 수지에 대해 새로운 발견을 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이렇게 놀다 보니 어느새 졸음은 저 멀리 달아나 있었다.




정신을 완전히 차린 나는 거실에 나가서 수지랑 또 다른 놀이를 했다. 처음엔 수지가 하자는 단순한 놀이를 했는데 이게 어떤 행동이 반복되는 놀이어서 조금 지루함을 느낀 나는 동화책 한 권을 꺼내서 읽었다.


그리고 수지도 날 따라서 책을 하나 꺼내왔고 소리 내서 읽기 시작했다. 나와 수지는 누가 누가 더 잘 읽나 대결하듯이 둘 다 소리 내서 책을 읽었다. 소리 내서 읽다 보니 지루함은 사라지고 졸리지도 않았다. 여러 권의 책을 다양하게 읽다 보니 재밌기도 했다.


책을 읽다가 문득 책에 있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스케치북을 꺼내서 내가 먼저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귀여운 그림을 그리다 보니 내 기분도 한결 좋아졌다. 나는 그림을 그리며 놀고 수지도 내 옆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놀이를 하며 놀았다. 우리는 같이 있으면서도 각자 자유롭게 놀았다.


그동안엔 내가 아이와 놀아 ’ 주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늘 내 감정과 기분을 속깊이 삼키며 아이가 놀자는 대로 다 맞추며 수동적으로 놀기만 헸는데 이 날은 내가 하고 싶은 놀이를 찾아서 하며 수지와 같이 즐겼다. ’ 놀아 주는 것‘ 이 아니라 나도 ‘같이 놀았다.’


내가 하는 놀이가 재밌어 보이면 수지도 같이 하고, 수지가 하는 놀이에 내가 참여하기도 하면서 우리는 ‘같이’ 놀았다. 서로 조화와 균형을 이룬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하니, 아이와 같이 노는 게 감정소모, 체력소모로 끝나는 게 아니라 내 체력도 지키면서 훨씬 더 즐거웠다. 이제야 감정소모를 심하게 하지 않으면서 아이랑 재밌게 노는 게 뭔지 조금 알 것 같았다.


이렇게 놀다 보니, 아이와 놀아주는 것에 대한 편견에서 조금 벗어난 느낌이 들었다. 뭔가 단단했던 틀이 무너지면서 새로운 세상을 본 기분이었다. 이렇게 맛본 세상은 훨씬 자유롭고 즐거웠다.


앞으로 수지와 놀 때도 이 날의 경험을 생각하며, 아이가 하자는 놀이에 그저 수동적으로 참여하는 게 아닌, ’같이 노는 ‘ 마음으로 좀 더 능동적으로 나도 놀이를 찾고 만들며 즐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와의 놀이가 단순히 감정노동과 체력소모를 하는 시간이 아닌, 아이와 더 가까워지고 사랑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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