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한 청동기시대 여행
지난 주말에 아이와 청동기 문화박물관에 다녀왔다. 아이와 새로운 곳을 가는 것은 늘 설레고 즐겁다.
이곳은 또 어떤 새로움이 기다리고 있을까 하며 기대가 됐다. 아이와 주말에 밖으로 다니다 보니 박물관이나 전시관도 자주 가게 된다.
아이를 낳기 전보다, 엄마가 된 지금 박물관이 얼마나 흥미롭고 재미있는 곳인지 많이 느끼고 있다.
내가 몰랐던 새로운 것을 접하고 알아가는 즐거움에서 얻는 활력이 크다. 그리고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걸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드는데, 박물관은 들어가는 순간 나를 새로운 세계로 인도한다.
공룡이 살던 시대를 다녀오기도 하고, 신비한 우주를 돌아다니기도 한다. 잘 몰랐던 과학세계를 경험하기도 하고, 이번 주말에 갔던 청동기 문화 박물관에서는 청동기 시대로 시간 여행을 잠시 다녀온 기분이었다.
박물관 안에는 청동기 시대의 농경 도구와 토기, 돌검, 옥 보석 같은 것들이 전시돼 있었는데 내가 사는 이 지역에 아주 오래 전인 청동기 시대의 유물들이 발견됐다는 게 정말 신기했다.
그리고 청동기 시대에는 삶과 죽음의 영역을 분리하지 않고 무덤을 사람들의 집과 밭 가운데 두었다는 게 인상적이었다. 삶과 죽음의 영역을 분리하지 않는다는 것은 삶과 죽음은 공존한다고 생각한 것이 아닐까.
이런 설명글을 보며 삶과 죽음에 대해서 잠시 생각하게 되었다. 언제인지는 몰라도 반드시 오는 이 죽음을 항상 생각하며 사는 삶은, 죽음을 생각하지 않는 삶과 다를 것이다.
죽음을 생각한다는 것이 죽음을 두려워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의 마지막이 오늘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 나에게 주어진 이 하루를 대충 보내지 않고 소중히 여기며 정성스럽게 보내게 될 것이다.
불필요한 것에 내 시간과 내 마음을 쓰지 않고, 정말 가치 있고 의미 있는 것에 시간을 쓸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며 박물관을 둘러보다 보니, 어느새 다 돌았다.
전시관 내부가 어두워서 수지는 무섭다고 들어오지 않으려고 해서 남편이 수지를 데리고 있었고, 난 잠시나마 한 바퀴 돌면서 구경도 하고 이런 설명도 읽어보며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감사했다.
박물관 실내를 구경하고 나서 야외로 나갔다. 야외 앞마당이 정말 잘 꾸며져 있었다. 박물관이 있는 그 장소도 강물이 흐르고 산으로 둘러싸여 풍경도 정말 아름답고 평화로웠다.
박물관 앞은 온통 푸른 잔디밭이었고, 잔디밭 위에는 청동기 시대를 표현한 조형물들과 그 시대의 집들을 재현해 놓은 것들이 있었다.
청동기 시대의 집 내부도 구경하고, 공방도 구경했다. 잠시 그 시대에 이곳에 살았을 사람들의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2023년을 살고 있는 지금, 청동기 시대의 집을 이렇게나마 간접 체험할 수 있다는 게 신기하고 흥미로웠다.
수지도 들어가서 이것저것 만져보고 구경했다. 그리고 야외에 있던 아궁이에서 음식을 만들고 있는 조형물 사이에 들어가서 수지도 같이 음식을 만드는 흉내를 냈다.
아궁이 불 모형을 들여다보고 뜨겁겠다고 하기도 하고, 솥 위에 손을 올리고 ‘밥 맛있게 해 줄게~’라고 얘기를 하는데 큰 조형물 사이에서도 전혀 위화감 없이 조화롭게 잘 어울리는 아이의 모습이 정말 귀여웠다.
이날은 아름다운 곳에서 청동기 시대를 배경으로 우리 가족의 즐거운 추억을 만든 날이다.
이런 곳에 오면 나도 새로운 생각도 하게 되고, 기분전환되고 좋은데 이런 걸 처음 보는 아이도 이 모든 것들이 얼마나 신기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세상에 볼 게 너무 많은데, 아이와 많은 걸 같이 보고 경험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이런 새로운 경험들이 아이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쌓아가는 것이라고 믿는다.
아이가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동안, 나도 내가 알고 있던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게 되는 것 같다. 아이와 함께하는 모든 경험은 나도 처음 겪는 것들이 많다. 아이도 세상에 태어나 많은 것을 처음 경험하게 되는데, 나도 엄마가 되어 많은 것을 처음 경험한다.
처음이라 더 소중하고, 모든 경험이 값지다. 아이와 함께하며 만들어가는 이 소중한 추억과 경험들을 차곡차곡 정성스럽게 잘 쌓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