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치마를 좋아하는 3살 아이
만 3살인 내 아이는 취향이 확고하다. 특히 청치마를 좋아한다. 저번에 수지 옷 사러 매장에 갔을 때 수지가 청치마를 보자마자 바로 집어 들고 거울 앞에 서보더니 마음에 든다며 이거 산다고 했다.
그땐 수지가 장난 삼아 그러는 줄 알고, 나중에 청치마를 내려놓으려고 했는데 수지는 장난이 아니라 진심이었다.
손에서 청치마를 절대 놓지 않고 그 작은 손으로 야무지게 들고 있었다. 그래서 청치마 하나가 생겼는데, 그 후로는 매번 그 치마만 입으려고 했다. 다른 이쁜 원피스도 많은데 수지의 원픽은 청치마였다.
특히 주말에 어디 놀러 갈 때 수지는 꼭 그 치마를 고집한다. 자기가 신나고 설레어서 어딘가 놀러 가고 기분 내고 싶을 때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청치마를 입고 싶어 한다. 그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 너무 확실한 여자아이 성향이라는 걸 키울수록 느낀다.
얼마 전 아침에 수지는 청치마를 입고 싶었는데, 내가 빨래를 돌려서 치마가 없었다. 그래서 수지에게 “지금 수지 치마 빨래 하고 있어. 오늘은 다른 거 입고, 내일 청치마 입자”라고 하며 다른 원피스들을 보여줬는데, 그날따라 청치마가 너무 입고 싶었던 수지는 쉽게 마음을 접지 못했다.
엄마 청치마 사 오라고 떼를 쓰기도 하고, 세탁기에서 꺼내오라고 하기도 했다. 그리고 빨래 다 되고 나면 입고 갈 거라고 어린이집에 나중에 갈 거라고 하기도 했다.
수지가 빨래하고 있는 청치마 꺼내오라고 했을 땐 지금 치마 꺼내면 물에 다 젖어 있어서 못 입어라고 했더니, “젖어도 입으면 되지 뭐~!”라고 말하는데 그 말에 빵 터져서 웃기도 했다. 수지는 그만큼 간절했다.
그래도 이 날 어찌어찌 어르고 달래서, 겨우 다른 원피스를 입히고 등원을 했는데 이 날 아침 청치마 소동으로 인해서 청치마가 두 개는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번갈아 가면서 입을 수 있는 여분의 청치마가 또 있어야겠다 생각하고 바로 아이 청치마 온라인 쇼핑을 했다. 수지 취향에 맞을 것 같은 스타일을 다행히 발견해서, 바로 구매했다.
그리고 드디어 기다리던 새로운 청치마가 왔다. 수지 청치마 도착에 내가 다 설레고 기대가 되었다. 택배봉투를 열자 너무 귀여운 청치마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에 산 청치마는 앞에 하트모양 단추도 달려있다. 정말 아기자기하고 귀여웠다.
그래서 수지에게 바로 보여주었다. “수지가 좋아하는 청치마야! 수지야 어때?” 하니까 수지가 눈을 반짝이며 보더니 “좋아!”라고 했다.
그 치마를 세탁하고, 어제 드디어 새 청치마를 개시했다. 수지는 좋아하는 청치마가 두 개가 된 것에도 너무 기뻐하고, 새 청치마는 기존에 있던 거랑은 또 다른 빨간 하트 포인트가 있어서 좋아했다. 어제 아침에 역시나 수지는 새로 산 청치마를 입을 거라고 했다.
청치마를 구입하면서 같이 산 핑크 스트라이프 티랑 같이 입었는데, 정말 잘 어울렸다. 수지가 옷빨을 받는 건지, 옷이 수지빨을 받는 건지 모르겠지만 정말 수지에게 잘 어울렸다.
그리고 티셔츠 색깔과 어울리는 핑크색 리본으로 머리에 포인트를 줬더니, 미니마우스 느낌이 나는 수지가 되었다.
이 옷이 너무 마음에 드는 수지는 아침에 계속 거울 앞에서 자기를 보고, 포즈도 취하고, 춤도 추고 발레도 하고 아주 즐거워했다.
좋아하는 옷 하나가 아이를 이렇게 기분 좋게 한다. 나도 좋아하는 옷을 입은 날엔 기분이 더 좋은데, 아이도 마찬가지인가 보다.
너무나 내 딸스럽기도 하고, 수지의 DNA는 정말 여자여자한 성향으로 가득 찬 거 같기도 하다. (조금 예민하고 까다로운 면이 있다. 괜찮다 그래도)
그리고 수지가 나에게 “엄마 이 옷 이뻐, 고마워 엄마”라고 했다. 이걸 사줘서 고맙다고 한 것이다. 어제 여러 번 나에게 고맙다고 했다.
옷 하나 사주고 고맙다는 말을 하루종일 들었다. 이게 행복이지! 고맙다고 하는 아이를 보면 뭐든 사줄 맛이 난다. 정말 너무 이쁜 내 아이다.
아이가 크면서 주관도 뚜렷해지고 자기 생각도 자유롭게 표현하고, 취향도 확고해진다.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도 명확해진다. 점점 아이만의 세계를 만들어 가는 것 같다.
이것저것 하다 보니, 수지도 자기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재밌어하는지 알아가는 것 같다.
나도 아이의 세계를 탐구해 가는 중이다. 내 아이가 어떤 것을 좋아하고, 무엇에 관심이었어하고 재밌어하는지 알아가는 게 즐겁다.
엄마가 되고 육아를 하면서 나 자신도 이전에 몰랐던 나에 대해서 새롭게 알아간다. 나에 대해서 더 많이 알아가고 있다. 그리고 내 아이에 대해서도 같이 알아가고 있다.
나와 아이의 세계에 대해서 알아가는 이 여정이 즐겁고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