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적 안정을 주는 아이와의 놀이

아이와 놀이하며 얻는 평온

by 행복수집가

어느 날 아침, 아이가 평소보다 일찍 잠에서 깼다. 덕분에 하루를 30분 더 일찍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등원준비도 더 빨리 끝낼 수 있었다. 나도 출근 준비를 다 마쳤는데 시간이 많이 남았다.


나는 그 시간 동안 ‘글을 써도 되겠다’ 싶어 테이블에 앉았다. 그런데 내가 테이블에 앉는 그 순간 수지가 기다렸다는 듯이 “엄마 놀자”라고 말했다.


‘아, 내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거라는 건 착각이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글을 쓰려고 폈던 아이패드를 접고 수지 옆에 앉았다.


“뭐 하고 놀까?“

“엄마, 유니콘 그림 그리자. 유니콘 그려줘.”


수지는 유니콘을 그려달라며 스케치북을 가져왔다. 난 폰으로 유니콘 그림을 검색했고, 수지는 마음에 드는 그림을 골랐다.

수지가 고른 그림을 보고 나는 밑그림을 그렸다. 유니콘 그림은 무척 앙증맞고 귀여워서, 바라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졌다.


그림을 따라 그리다 보니 나도 모르게 기분이 전환되고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처음엔 그냥 수지가 그려달라고 해서 그리기 시작했는데, 그리다 보니 어느새 기분이 좋아지고 정서가 차분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아무 생각 없이 오직 그림 그리는 것에만 몰두하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난 어릴 때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해서 연습장 한 권을 그림으로 가득 채웠었다. 유니콘 그림을 그리면서 그때가 떠올랐다.


어렴풋이 떠오르는 그때도, 그림을 그리는 시간에는 다른 생각 없이 몰입했던 기억이 난다. 참 좋아했던 시간이다.


오랜만에 그림 그리기가 주는 치유와 몰입의 힘을 느꼈다. 아이를 위해 시작한 그림이었는데, 어느새 나에게 좋은 기운을 가득 안겨주고 있었다.




수지는 내가 그린 유니콘 밑그림에 색칠을 했다. 색칠은 자기가 하겠다며 색색깔의 색연필로 색칠을 하는데 그 모습이 참 사랑스러웠다.

아침에 조금 생긴 여유로, 아이랑 이렇게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게 새삼 행복하게 느껴졌다.


그러다 문득, 수지와 함께 노는 시간이 내 정서에도 큰 힘이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지는 그림 그리기, 인형놀이, 역할놀이, 색종이 접기 같은 놀이를 하는데, 이 놀이는 다 내가 어릴 때 했던 것들이다.


어른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안 하게 됐지만, 아이를 키우며 다시 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내 안에 동심이 되살아나는 것 같기도 하고, 순수한 놀이가 주는 치유가 마음을 차분히 다독여주는 걸 느낀다.


아이랑 같이 놀다 보면 감정소모, 에너지 소모가 많이 돼서 조금 힘들 때도 있지만, 그래도 전혀 자극적이지 않고 이런 힐링 놀이 덕분에, 내 마음에 단비가 내린 듯 촉촉해지고 차분해지는 걸 느낀다.




요즘 온통 자극적인 것들이 넘쳐나는 도파민 중독 시대다. 그 속에서 내 정서를 안정적으로 지켜주는 건 다름 아닌 아이와의 놀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이와 보내는 놀이 시간이 겉으로 보기에는 그냥 흘러가는 시간처럼 보여도, 결코 의미 없는 시간이 아니다. 아이의 놀이는 서로의 정서를 안정시키고,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하며, 무엇보다 자극적인 것이 넘쳐나는 세상 속에서 우리만의 평화롭고 안정적인 마음을 지켜준다.


그래서 아이와 함께하는 놀이시간은 언제나 참 좋다. 몸이 조금 피곤해질지라도, 아이가 주는 순수하고 밝은 에너지를 온전히 느끼며 놀이가 전해주는 좋은 기운을 가득 받는다.


이 순간들에 늘 고마움과 행복을 느낀다. 이런 순간들이 작지만 확실한 기쁨으로 다가온다. 아이와 함께 보 내는 시간 속에서 느껴지는 평온과 행복이, 매일 내 하루를 지탱해 주는 큰 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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