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는 내가 만들어 가는 것이다
내가 몇 년 전부터 취득하고 싶은 자격증이 있었는데, 바로 동화구연지도사다. 그리고 이번에 드디어 자격증을 취득했다.
동화구연지도사란?
동화를 입으로 연기하듯이 들려주는 것을 말한다. 문학작품을 글이나 그림이 아닌 음성으로 전달하는 방법이다.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 구연자의 음성, 몸짓, 표정 등에 의해서 더욱 흥미 있게 전달한다.
이 자격증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예전에 어떤 다큐 프로그램에서 60대의 아주머니(?)께서 동화구연지도사로 유치원의 아이들에게 구연동화를 하러 가는 장면을 본 적이 있다.
그분은 다큐의 주인공은 아니었고 잠시 스치듯 나온 분이었는데, 그때 동화구연지도사라는게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거 나도 해봐야지 하는 생각이 들어 잊지 않으려고 폰 메모장에 기록해 두었다.
그리고 언젠가 해야지 해야지 하다가 바로 시작을 못하고 몇 년 동안 할 일 목록에 있었다. 그런 중에도 그걸 잊거나 포기하진 않았고, ‘언젠가 꼭 할 거다’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게 늘 마음에 품고 있었다.
잠시 내 곁을 스쳐 지나가는 듯한 것에 이렇게 한 번씩 인상에 강렬하게 남거나, 마음에 강하게 와닿는 것들이 있다. 우연처럼 왔다가 운명처럼 여겨지는 것들. 동화구연지도사도 나에게 그렇게 와닿은 것이다.
왜 이렇게 내 마음에 깊이 와닿았나 가만히 생각해 봤다. 나는 어릴 적에 책을 많이 읽었는데, 초등학생 땐 책을 소리 내서 자주 읽었다. 등장인물의 목소리를 흉내 내며 읽었다.
남자는 남자 목소리, 여자는 여자 목소리, 왕자님, 공주님, 동물 목소리 등 각각의 인물에 대한 목소리를 다르게 내며 재밌게 읽었다. 난 그게 정말 재밌었다.
그래서 초등학생 때 장래희망을 적으라고 하면 성우를 적은 적이 있다. 어린아이가 그 시절에, 성우를 어떻게 알게 됐는지 모르겠지만 성우라는 직업을 알게 되었을 때 다른 건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그냥 ‘아, 나도 성우 하고 싶다’라고 생각했다.
소리 내서 읽는 걸 재밌어해서 그랬던 것 같다. 내가 초등학생 시절엔 국어시간이나 사회 시간에 선생님이 반 아이들에게 책을 소리 내서 읽게 하기도 했다.
오늘 수업해야 할 분량을 그 날짜의 번호인 학생이 읽거나 자리별로 돌아가면서 읽기도 했는데, 난 일어서서 소리 내서 읽는 게 재밌었다. 단어를 틀리지 않고 또박또박하게 잘 읽고 나면 기분도 좋았다.
말하는 걸 좋아하고, 읽는 걸 좋아하고, 남들 앞에서 말하는 것도 두려워하기보다 즐기기도 했던 것 같다. 이건 내가 타고난 성향인 걸까.
어릴 때 꿈이 한때 성우여서 그런 건지, 오랜 시간이 지나서 어른이 된 지금도 내 깊은 무의식엔 성우에 대한 꿈이 잠재되어 있나 싶기도 하다. 아나운서, 성우 이런 것에 관심이 있었는데 이 분야를 전공으로 하진 못했다.
내가 몇 년 동안 동화구연지도사를 꼭 해봐야지 하는 마음을 지우지 못하고 있었던 걸 생각하니, 나의 이런 유년 시절이 떠올랐다. 내가 어릴 때부터 원하고 좋아했고, 해보고 싶었던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올해 8월에 생각에서 행동으로 옮겨 케이에듀를 통해 동화구연지도사 강의를 신청했고 과정을 마치고 이번에 자격증을 취득했다. 케이에듀는 국가 지정기관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정식 등록 기관이다.
일단 강의 신청을 했을 때 몇 년 동안 생각만 하던걸 실행으로 옮긴 자체가, 내가 한발 내디딘 게 스스로 대견스러웠다. 이제 시작했으니 해나가면 되겠다 하는 마음을 가지고 매일 조금씩 꾸준한 노력을 했다.
시간이 될 때, 시간을 내서, 듣고 싶을 때 강연을 들으면 되니 시간 활용하기 정말 좋았다. 틈틈이 강의를 봤다. 사실 처음엔 별 기대 안 하고 강의를 들었는데 강의를 듣다 보니 너무 재밌었다.
나도 강사를 따라서 소리를 내보기도 하고, 강사가 하는 것처럼 동화를 읽어보기도 하고, 내 스타일로 마음대로 읽어보기도 하며 재밌었다.
강의가 재밌어서, 더 즐겁게 잘해나갈 수 있었다. 나에게 이 분야에 대해 강렬하게 반응하는 세포가 있구나 하는 걸 느꼈다. 이 강의를 들으면서 언젠가 나도 아이들 앞에서 동화 구연을 하고 있을 나를 상상하기도 했다.
상상하던 내 모습이 언젠가 현실로 이루어지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이런 나를 상상하고 꿈꾸면서 준비를 했고, 드디어 시험에 합격하여 동화구연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하게 되었다.
앞으로 꾸준히 연습하고 준비해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재능기부를 하고 싶기도 하고, 경력이 쌓이면 방과 후 교사도 할 수 있다고 들었는데, 아이들을 위한 곳에 가서 스토리텔링을 하고 싶다.
내가 준비가 됐을 때 아이들이 있는 곳 어디든 가서 같이 아름다운 이야기를 나누고 마음을 나누고 싶은 꿈이 있다.
오늘 자격증을 받은 날이라, 이 자격증을 갖고 싶다고 생각한 처음부터 취득한 후 지금 마음에 대해서 생각하며 이렇게 글을 적고 있다.
너무 오랜만에 자격증을 손에 쥐어 보는 거라, 기분이 묘하면서 좋고, 뿌듯하고 감사했다.
일단 시작하니 길이 열리고,
일단 도전하니 어떤 결과가 생겼다.
매일 이루는 작은 성취가
큰 성취로 이어질 것이라 믿는다.
동화구연지도사 자격증이 나의 꿈 하나를 실현할 수 있는 길이 되었으면 한다. 꿈을 실현하기 위한 도전을 또 해봐야겠다.
일단 행동하면 뭐가 돼도 된다. 무언가를 해야 무슨 일이 일어난다. 오늘 단 1이라도 행동하면 그 1의 행동이 나를 어제보다 발전시켜 준다.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오는 것이고, 기회는 내가 만들어 가는 것이다. 좋은 기회를 만나기 위해,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도록 매일 꾸준한 노력을 조금이라도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