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키보드로 처음 자기 이름을 쓴 날

날마다 성장하고 있는 아이

by 행복수집가

어느 날 오후, 우리 세 식구는 거실 테이블에 둘러앉아 있었다. 나는 남편과 대화 중이었고, 수지는 시크릿주주 노트북으로 놀고 있었다.


남편과 한참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수지가 나에게 노트북 화면을 보여주면서 "엄마 이것 봐봐. 내가 수지 이름 썼어."라고 말했다.


나는 별생각 없이 수지의 노트북 화면을 봤다가 깜짝 놀랐다. 수지가 키보드로 자기 이름을 타이핑한 것이었다!

'수지'라고 타이핑한 글자 옆에는 별도 넣었다. 게다가 그것들을 규칙적으로 배열해 놓았다.


나는 그걸 보는 순간 너무 놀라서 "수지가 키보드로 자기 이름을 적은 거야? 별까지 넣었어? 수지가 이렇게 타이핑을 한 거라고?!" 하며 흥분했다.


수지는 아직 한글을 다 알지는 못한다. 자기 이름과 다른 몇몇 글자는 쓰고 읽을 줄 알지만, 아직 완전히 알지는 못한다. 그리고 종이에 색연필로 글자를 적는 건 봤지만, 키보드로 타이핑 한 건 처음이라 더욱 놀라웠다.


사실 다른 사람에게는 대수롭지 않게 보일 수도 있지만, 부모인 우리에게는 '아이가 처음 해낸 일'이라는 그 사실만으로도 너무 특별하고 대단하게 느껴졌다. 우리 부부는 수지에게 잘했다며 칭찬을 아낌없이 해주었고, 엄마 아빠의 칭찬에 기분이 한껏 좋아진 수지는 어깨를 으쓱하며 즐겁게 타이핑을 이어갔다.


고사리 같은 작은 손가락으로 키보드를 하나하나 꾹꾹 누를 때마다 화면에 '수지'라는 이름이 나타났다.

그리고 이름 뒤에는 하트 모양까지 덧붙였다. 그 모습이 얼마나 귀여운지, 심장이 찌릿할 만큼 사랑스러웠다.


아이는 어제까지만 해도 못하던 일을 오늘 갑자기 해낸다. 평소에 해보지 않던 것조차 어느 날 불쑥 해내곤 한다. 아이의 이런 성장을 볼 때마다 놀랍고 감탄스럽다.


아이가 보내는 시간이 겉으로는 아무 일 없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아이는 날마다 자라며 매일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눈앞에 뚜렷한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멈춰 있는 것이 아니다. 아이는 끊임없이 자라고 변화를 이어가고 있다.


아이의 이런 성장을 볼 때마다 뭉클하고 감사하다.

아이를 지켜보며, 삶이 매일 살아 숨 쉬고 변화하고 있다는 생동감을 절실히 느낀다.


그리고 나도 아이와 함께 이 변화의 물결 속에 있는 것 같다. 나 자신도 성장하며, 날마다 힘차게 이 변화의 흐름을 타고 흘러간다.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이 시간들이 참 소중하고 의미로 가득하다. 매일 삶의 생동감을 온전히 느낄 수 있음에 진심으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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