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서로의 심장 소리를 듣던 날

by 행복수집가

며칠 전 새로 산 블루투스 스피커 덕분에 요즘은 집에 있을 때 잔잔한 배경음악을 틀어둔다.


특히 수지랑 놀 때 음악을 켜두면, 왠지 에너지가 더 생기고 조금 더 오래 함께 놀 수 있는 활력이 생긴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항상 은은하게 틀어둔다.


며칠 전 아이와 함께 놀던 저녁에도 배경음악을 틀었다. 노래 가사가 없는 잔잔한 재즈를 고른 줄 알았는데, 막상 틀어보니 어떤 여자 가수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 목소리가 부드럽고 좋아서 굳이 다른 걸로 바꾸지 않고 그냥 그대로 두었다.


이 노래를 듣던 수지가 갑자기 이렇게 말했다.


"엄마, 이 노래 들으니까 내 심장이 두근두근해."


그리고 자기 심장 소리를 들어보라며 나에게 가슴을 내밀었다.


나는 수지의 작은 가슴에 귀를 대고 콩닥콩닥 뛰는 심장소리를 들었다. 아이가 아직 작아서인지 무척 선명하게 잘 들렸다. 힘차게 뛰는 수지의 심장소리를 듣는 순간, 내 가슴도 함께 두근거렸다.


그리고 수지가 내 뱃속에 있을 때 들었던 심장소리가 생각났다. 태아의 심장박동은 굉장히 빠르고 '쿵쿵' 뛰는 소리도 크게 들린다. 그 소리를 들을 때마다 '엄마, 나 살아있어!' 하고 외치는 것만 같았다.


지금 여섯 살이 된 수지의 심장 소리도 그때와 다르지 않았다. 뱃속에 있을 때부터 지금까지 단 한순간도 멈추지 않고 힘차게 뛰어온 그 심장 소리를 들으며, 새삼 벅찬 감동이 밀려왔다.


그리고 문득 이런 마음이 들었다.

'살아 있어 줘서 고마워.'


이런 뭉클함을 느끼며 수지의 가슴에 귀를 대고 심장소리를 듣고 있는데, 수지가 자기도 내 심장소리를 들어볼 거라고 했다.


수지는 내 가슴에 귀를 대고는 "엄마, 심장 소리 조금 들려." 라며 웃었다. 어른인 나는 아이처럼 크고 선명하게 들리진 않았지만, 내 가슴에 귀를 대고 심장소리를 듣는 수지의 모습을 보니 왠지 마음이 따뜻해졌다.


이 날 저녁, 우리는 서로의 가슴에 귀를 대고 심장 소리를 들었다. 살아있다는 너무나도 분명한 증거를 생생하게 느끼며, '살아있음'의 기적과 감사함이 마음 깊이 밀려왔다.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이 작은 아이가 내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다시 한번 느낀다. 매 순간, 이렇게 살아있는 존재의 온기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정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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