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있어 정말 다행이다
며칠 전 저녁이었다. 남편이 아이와 함께 즐겁게 놀다가 이렇게 말했다.
"수지가 없었으면 어쩔 뻔했어. 수지 없었으면 이렇게 웃고 있지도 않을 거야."
나도 그 말에 바로 공감하며 대답했다.
"맞아. 수지가 없었으면 어쩔뻔했어."
이제 수지가 없는 삶은 상상조차 할 수 없지만, 가끔 이런 생각을 해본다. '우리가 결혼하고 수지가 없었다면 어땠을까. 지금처럼 이렇게 많이 웃을 수 있었을까.'
이 상상은 항상 '아니다'로 끝난다.
수지가 없고 우리 부부 둘만 있었다면, 집에 함께 있지만 각자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지 않았을까. 그러다가 대화도 조금씩 줄어들고, 같은 공간에 있어도 따로 있는 느낌을 받았을 것 같다.
물론 그렇게 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이와 함께하는 지금과 비교하면, 웃음도 대화도 지금만큼 많지는 않았을 것 같다.
아이 없이 우리 둘만 있었다면, 일상에 특별한 새로움 없이 매일 비슷한 날들이 반복됐을 것 같다. 그 속에서 우리는 알게 모르게 조금씩 메말라 가는 느낌을 받지 않았을까. 물론 어디까지나 나의 상상일 뿐이다.
지금 우리에겐 아이가 있다 보니, 각자 편하게 시간을 보내기도 쉽지 않고, 쉬는 날에도 많은 시간을 아이를 위해 쓰게 된다. 하지만 그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다. 몸이 힘들 때도 있지만, 아이와 함께 하는 순간만큼은 항상 행복하다.
아이 덕분에 여행도 자주 가게 되고, 근처 좋은 곳들은 다 찾아다니게 된다. 아주 부지런하고, 활기차게, 또 생기 있게 사는 것 같다.
그리고 아이 덕분에 집에서 우리 세 식구가 가장 자주 모이는 곳은 거실이다. 각자 따로 있지 않고, 언제나 아이를 중심으로 함께 모인다. 세 식구가 모인 자리에는 늘 웃음꽃이 가득하다.
우리는 아이의 별것 아닌 말과 행동에도 크게 웃는다. 아이의 한마디, 작은 몸짓 하나가 우리 부부에게는 곧 곧 도파민이다. 보고 있으면 즐겁고, 힘이 난다. 아이가 주는 힘은 그 어떤 것으로도 대신할 수 없다.
아이를 향한 사랑은 눈빛으로, 말로, 행동으로 드러난다. 우리 부부는 매일 귀여워서 어쩔 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수지를 끌어안고, 마구마구 뽀뽀를 한다. 아이와 함께하는 순간, 우리에게는 오직 '사랑' 만이 가득하다.
이토록 한 존재를 깊이 사랑할 수 있다는 사실에 매일 새삼 놀라고, 또 그 기적 같은 사랑을 매일 누릴 수 있음에 감사하다.
아이가 있어서, 매일이 새롭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사실 어느 하루도 똑같은 날은 없지만, 반복되는 패턴 속에 어제와 오늘이 크게 다르지 않게 느껴질 때가 있다. 새로운 것 하나 없이 비슷한 일상이 이어지다 보면 때로는 조금 무료해질 수도 있는데, 아이는 무료해질 틈을 주지 않는다.
매일 하루하루가 얼마나 새롭고 특별한지, 아이와 함께하는 순간마다 깨닫게 된다. 아이와 보내는 날들은 단 하루도 같은 날이 없다.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아이를 보며, 매일이 기적 같음을 느낀다. 어제와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아이를 볼 때마다 놀라움과 경이로움이 밀려온다.
어제도 사랑스러웠는데, 오늘은 더 사랑스러운 아이를 보며 내 안에 마르지 않는 사랑이 있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란다.
그리고 다시 한번 그 말을 떠올린다.
"수지가 없었으면 어쩔뻔했어."
아이는 정말 내 인생에, 우리 부부의 삶에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큰 선물이다. 이보다 더 적절한 말은 떠오르지 않는다. 이렇게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존재가 곁에 있다니, 정말 놀랍고 행복하다.
아이 덕분에 우리 부부는 온전히 한가족이 되었고, 집안에는 언제나 웃음이 가득하다.
아이와 함께 웃는 소리가 온 집안을 가득 채울 때마다 사랑의 온기를 느낀다. 아이가 없었다면 적막으로만 채워졌을 집이, 아이 덕분에 사랑으로 가득 찬다.
"수지가 없었으면 어쩔 뻔했어."
정말 우리 수지가 있어서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