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요리에 특별한 소질이 있는 편은 아니어서, 맛있고 다양한 요리를 해주진 못한다. 그래도 아이를 키우다 보니 조금씩 할 줄 아는 게 좀 늘었다.
수지는 유치원에서 점심을 먹고, 아침은 간단히 먹고 등원하다 보니, 사실 집에서 제대로 먹는 한 끼는 저녁이다.
수지의 저녁 식단은 몇 가지 메뉴로 돌아가는데, 김과 계란은 빠질 수 없다. 김과 계란은 수지의 식단의 단골 메뉴다.
수지 식판은 반찬을 놓는 칸이 3칸인데, 그중 한 칸은 꼭 과일로 채워준다. 수지는 과일도 반찬처럼 먹는다.
국은 줄 때도 있고 안 줄 때도 있는데, 수지는 미역국을 가장 좋아한다. 다행히, 비교적 만들기 쉬운 미역국을 좋아해서 부담이 덜하다.
수지는 내가 해주는 계란볶음밥도 좋아한다. 사실 이건 요리라기보다 계란에 굴소스를 섞은 조합이라 맛이 없을 수가 없다. 계란과 굴소스가 다해주는 요리다.
얼마 전에도 저녁으로 계란밥을 해줬다. 수지는 한 입 먹더니 엄지를 치켜세우며 말했다.
“엄마가 해준 밥이 최고야!”
이 한마디만으로도 마음이 뭉클했는데, 수지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온몸으로 좋다는 마음을 표현해 주었다.
마치 거한 식사대접을 받고 기뻐서 어쩔 줄 모르는 사람처럼, 수지는 계란밥 하나에 크게 기뻐하며 즐거워한다. 그 모습을 보면 오히려 내가 몸 둘 바를 모르겠다. 별거 아닌데 이렇게까지 크게 칭찬해 주니, 마음이 절로 뭉클해진다.
그리고 나도 수지에게 큰 리액션으로 고마움을 전한다.
“수지야 고마워! 울 수지 맛있게 먹어어어어엉~!”
수지가 맛있게 밥을 먹는 모습은 내 마음까지 행복으로 가득 차오른다. 뭘 해도 이쁜 수지지만, 밥을 잘 먹을 때는 더더욱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가끔 냉동 돈가스를 에어프라이어에 돌려서 주기도 하는데, 수지는 그걸 먹으면서도 “엄마가 해준 돈가스가 밖에서 먹는 것보다 맛있어!”라고 엄지를 치켜세운다.
그럴 땐 조금 민망하기도 하다. 속으로는 "수지야 이거 엄마가 한 게 아니라, 대기업에서 만든 돈가스를 그냥 조리한 거야.'라고 속으로 살짝 중얼거리지만, 그 말은 입 밖으로 꺼내진 않는다.
수지가 맛있다고 해주며 밥을 잘 먹는 마음을 그대로 고맙게 받는다.
수지는 편식도 거의 하지 않고, 투정도 부리지 않는다.
내가 해주는 음식이면 뭐든 그냥 잘 먹는다. 덕분에 요리를 잘 못하는 워킹맘인 내 걱정이 한결 덜어진다.
매일 '오늘 저녁 뭐 하지?' 하고 고민하는 시간이 그리 괴롭지만은 않다. 수지가 엄지 척을 하며 "엄마가 해준 게 최고야!"라고 말하는 모습을 떠올리면 부족하지만 뭐라도 하나 더 해주고 싶고, 최선을 다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이 글을 쓰면서도 자연스레 '오늘 저녁엔 수지에게 뭘 해주지?’ 하는 생각이 떠오른다. 말이 나온 김에 수지가 좋아하는 계란밥을 해줘야겠다. 맛있게 먹는 수지 모습을 상상하니 벌써 마음이 행복으로 차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