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이유

충만한 사랑으로 풍요로운 추석

by 행복수집가

추석 연휴가 시작되었다. 추석엔 항상 날씨가 좋고 선선한 것 같다.


이번 추석부터는 시댁에서 제사를 안 드리고 여행을 가기로 했다. 가까운 사천에 풀빌라 펜션을 잡고 식구들끼리 모여 1박 한다고 했다. 우리 식구는 아이 아빠가 근무라서 1박까진 못하고 저녁을 같이 먹고 오기로 했다.


결혼하고 맞는 명절엔 항상 시댁에 가서 제사 준비하고 차례 지내느라 1박을 하고 왔었는데, 이번 추석엔 처음으로 조금 여유가 생겼다. 이런 여유가 반갑고 감사하다.


특히 이번 명절은 연휴가 긴데, 이 긴 연휴를 어떻게 즐겁게 보낼까 생각하며 행복한 고민을 한다.


오늘 저녁에 시댁 식구들을 보러 가기로 해서, 낮에는 여유가 있었다. 그리고 마침 내 동생이 오늘 휴무라서 수지 보러 온다고 했다. 내 동생이 수지 보러 온다고 하니까 친정 아빠도 수지 보고 싶다고 같이 온다고 했다.(친정이 가까워서 참 좋다.)


친정은 내일 가기로 했는데, 하루라도 더 수지를 보고 싶은 외할아버지다.


수지는 오늘 이모와 할아버지가 온다는 말을 듣고 아침부터 설렘과 즐거움으로 가득했다. 기분이 좋은 수지는 일찍 양치도 하고 세수도 하고 이모와 할아버지를 기다렸다.

그리고 드디어 할아버지와 이모가 집에 온 순간! 서로 반가워하는 소리에 집이 시끌시끌 해졌다.


“수지~~~~~!” 이름을 부르는 이모와 외할아버지의 소리가 온 집을 가득 채우고, 수지는 환하게 웃으며 반가움을 온몸으로 표현한다.


수지가 밖에 나가서 산책하고 싶다고 해서, 우리는 같이 산책을 나갔다. 나가자마자 피부에 닿는 선선한 바람이 너무 좋다. 그리고 파랗고 하얀 구름의 선명한 하늘이 너무 이쁘다. 수지는 하늘을 보더니 하늘이 이모 같다고 했다.


하늘이 이모처럼 이쁘다고. 이렇게 이쁜 말을 하며 좋은 날 한적한 길을 산책하니 정말 행복했다.

수지와 늘 둘이 자주 걷던, 어제도 걸었던 길인데 아빠와 동생과 수지랑 같이 걸으니 또 새롭게 느껴진다. 생각해 보니, 내가 아빠랑 같이 산책한 적이 거의 없는 것 같다. 우리 가족 여행을 같이 다녀온 지도 몇 년이나 되기도 했고, 평소에 같이 여유롭게 산책하는 건 정말 드문 일이다.


친정 아빠도, 나도, 동생도 다 각자 일을 하다 보니 쉬는 날에 같이 시간 보내는 것도 쉽지 않다. 휴무일이 매번 달라지는 내 동생은 더 시간 맞추기가 어렵다. 결혼하고 아이 엄마가 된 나도, 쉬는 날엔 아이 챙기느라 친정식구들을 보는 게 어렵다.


결혼하기 전 항상 같이 있었을 땐, 명절 쉬는 날에 같이 집에 있어도 큰 의미를 못 느끼고 그냥 별생각 없이 지나갔는데, 결혼하고 나서 보니 명절에 식구들하고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


내 딸 수지와 산책하는 것도 정말 좋지만, 곁에 친정 아빠와 내 동생이 함께하니 더 좋았다. 고맙고 사랑하는 내 식구들.


날씨가 좋아서, 걷는 길에 땀 한 방울 나지 않고 선선한 공기를 느끼며 귀여운 아이의 애교스러운 행동을 보며 즐겁게 산책했다.


많이 걸으면 아빠가 다리가 아플까 하여, 조금 걷다가 중간에 카페 가서 잠시 쉬었다 가기도 했다.


수지가 태어나고 수지랑 친정 아빠랑 같이 카페 간 적은 오늘이 처음이었다. 처음이 주는 감동이란 게 있다. 오늘 3대가 같이 카페에서 달달한 걸 먹으며 보내는 시간이 달콤하고 행복했다.

수지를 매일 보는 나도 아이를 볼 때마다 귀엽고 이쁜데, 자주 못 보다가 한 번씩 수지를 보는 내 동생과 아빠는 수지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에 크게 반응하며 너무 이쁘고, 귀엽다며 웃음이 멈추지 않는다.


항상 느끼지만, 수지를 보며 온 식구들이 기뻐하고 좋아하는 걸 보면 그 모습이 나에게 정말 큰 행복으로 다가온다.


아빠와 내 동생은 수지를 보며 웃고, 난 수지를 보며 웃는 아빠와 동생을 보며 더 행복했다.


걷는 동안 수지가 힘들다고 하면 아빠가 수지를 번쩍 안아서 걸어주셨다. 아빠 힘들까 봐 내가 안는다고 해도 아빠는 괜찮다며 아이를 안고 연신 싱글벙글이다. 항상 고마운 나의 아빠. 지금의 내 나이보다 더 젊었을 적엔 아빠가 지금 수지 나이의 나를 안고 다녔겠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주 어릴 때의 기억은 잘 없는데, 수지와 아빠가 같이 있는 모습을 보면 나도 어릴 때 이랬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수지를 보면 내가 잊고 있던, 나의 어린 시절이 떠오르기도 한다.


과거와 미래는 없는 것처럼
늘 지금 이 순간의 즐거움을 만나
작은 것 하나로도 크게 기뻐하고 웃는 아이.
작은 것으로 자기 세상을
충만하게 채우는 아이를 보며,
나도 아이처럼 이런 마음을
가지고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오늘 산책길에 아이 하나에, 어른 셋이 있으니 수지와 같이 걷고 뭘 해도, 체력 소모가 되지 않고 아주 말짱했다. (어제 수지 하원하고 2시간 반 동안 밖에 있다 들어와서 체력이 완전히 바닥나서 집에 와서 쓰러져서 잠들었다)


공동육아를 하니, 체력 소모도 별로 되지 않고 서로 힘을 분배하여 아이에게 쏟으니 훨씬 수월하고 좋았다.


동네 한 바퀴 천천히 산책하고 집 앞에 왔는데 내 동생이 수지를 위해 준비한 비눗방울을 깜짝 선물로 꺼냈다. 비눗방울을 싫어하는 아이는 없다. 수지는 비눗방울을 보고 정말 기뻐하며 계속 소리 지르고 노래 부르고 뛰어다니며 비눗방울 놀이를 즐겼다.


이걸 챙겨와준 동생의 세심함에 참 고마웠다.


비눗방울 속에 있는 수지의 모습은, 동화 속에 나오는 요정 같았다. 비눗방울 하나로도 그렇게 행복해하며 즐거워하는 아이가 내 마음을 기쁨으로 충만하게 해준다.


밖에 오랫동안 있던 아빠는 먼저 집으로 들어가시라고 하고, 나랑 내 동생이 수지와 좀 더 비눗방울 놀이를 하며 놀다가 집으로 왔다. 그리고 점심도 맛있게 잘 먹었다. 우리는 내일 다시 만나기로 하고 아빠와 동생은 집으로 돌아갔다.


명절은 평소에 잘 못 보던 가족들과 만나서 사랑을 나누라고 받은 시간인 것 같다. 시간이 지날수록 내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보다 가족이 아닌 제3자, 남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더 길어진다. 회사를 다니고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어쩔 수 없다.


친구, 지인, 동료들과도 좋은 마음을 나누며 지낼 수 있지만 그래도 가족으로부터 받는 애정과 사랑은 비교할 수 없다.


이번 추석도 가족들의 사랑을 가득 받고, 마음을 나누는 풍요로운 추석이 되길 빌어본다. 모두에게 행복하고 감사한 추석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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