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즐긴 첫 운동회

아이의 첫 유치원 운동회 이야기

by 행복수집가

지난 주말에는 아이 유치원 가족 운동회가 열렸다.

유치원 운동회는 처음이라, 어떨까 궁금하면서도 괜히 마음이 설렜다.


운동회는 실내 체육관에서 진행되었는데, 이미 많은 가족들이 도착해 주차장부터 체육관 안까지 사람들로 가득했다. 운동회날의 북적임이 오랜만이라 그런지 나도 모르게 기분이 들뜨는 듯했다.


첫 순서는 아이들이 3명씩 나와 달리는 계주였다. 남편과 나는 관중석에 앉아 수지가 나오기만을 기다렸고, 드디어 수지 차례가 되었다.


수지가 1등 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전혀 없었다.

수지가 계주 하는 모습 자체가 처음이라 그저 설레고 기대됐다. 넘어지지만 않으면 좋겠고, 무사히 잘 달리기만 하면 된다는 마음이었다.


수지는 출발선에 서서, 우리 쪽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출발!" 하는 소리와 함께 힘차게 앞으로 달려 나갔다.


수지는 나풀거리는 나비처럼 살랑살랑 달렸다. 분명 열심히 달리고 있는데 폴짝폴짝 가볍게 뛰는 모습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세명 중 가장 뒤에서 달렸지만, 수지는 울거나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처음처럼 열심히 달려갔다. 그 모습에 왠지 울컥, 마음이 뜨거워졌다.


아이를 키우며 수많은 '처음'을 맞이하지만, 계주를 하며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달리는 아이의 모습은 내 마음에 깊숙이 오래 남을 감동이었다.


정말 대견하고 기특하고 고마웠다. 그저 이만큼 건강하게, 밝게 자라준 것만으로도 가슴 깊이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아이들의 계주가 끝나자, 엄마 아빠들이 참여하는 게임이 이어졌다.


나도 엄마들 차례가 되어 중앙으로 나갔다. 엄마들 게임은 네 명이 한 팀이 되어 손을 잡고, 럭비공을 발로 차 반환점을 돌아오는 경기였다.


나는 처음 보는 엄마들과 손을 잡고 웃으며 뛰었다.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며 깔깔 웃는 그 순간, 마치 나도 아이가 된 것만 같았다.


그리고 평소 등하원길에 얼굴만 보고 간단히 인사만 나누던 엄마들과도 몇 마디 말을 섞게 되었다. 운동회에서 함께 몸을 부대끼며 웃다 보니, 자연스럽게 말문이 트이고 마음의 거리도 조금 가까워졌다. 이런 분위기가 왠지 좋았다.


아이들에게도, 어른들에게도 운동회는 마음이 한결 말랑해지고 부드러워지는 시간이었다. 몸을 움직이는 만큼 마음도 풀리고, 팀을 응원하면서 마음속 깊은 곳에 숨어있던 에너지가 깨어나는 듯했다.


그날 체육관 안은 학부모와 아이들, 선생님들의 열정으로 가득했다. 뜨거운 응원과 웃음 속에서 우리 모두가 한마음으로 그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남편도 아빠들 게임에 열정적으로 참여했다. 아이들이 지켜본다고 생각해서인지, 게임에 참여하는 아빠들의 눈빛이 순식간에 달라지고 몸놀림도 빨라졌다. 경기장은 어느새 진지함과 웃음이 뒤섞인 열기로 가득했다.


왠지 늘 느긋하고 여유로워 보이던 아빠들에게서 이런 열정과 순발력이 나올 줄이야. 그 새로운 모습에 새삼 놀란 엄마들 사이에서는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어떤 아빠들은 표정과 몸짓이 너무 과해서 모두에게 큰 웃음을 주기도 했다. 운동회는 그렇게 무뚝뚝한 아빠들까지 열정과 활력으로 활짝 깨어나게 했다.


나도 이 날, 평소엔 볼 수 없었던 남편의 새로운 표정을 보았다. 정말 '아아아아아아주 열심히, 아아아아아아주 열정적'인 모습이었다. 그 모습이 새삼 신기하고, 또 새로웠다.


이 날은 남편과 함께여서 더욱 좋았다. 수지의 경기를 함께 응원하고 바라보며, 게임에도 열심히 참여하고 함께 웃는 남편이 곁에 있어서 더 행복했다.


그리고 수지는 모든 게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많이 컸다고 생각했지만, 모아놓고 보니 아이들은 여전히 작고 귀여웠다. 그 작은 손과 발로 최선을 다해 뛰고 웃으며 게임을 즐겼다.


아이들은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신나게 놀듯이 열심히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그 속에서 수지는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이렇게 열정적으로, 즐기면서 하는구나.'

그 모습을 바라보는 내 마음이 괜히 뭉클했다.


이번 운동회는 내가 학부모로 참여한 첫 운동회였다.

그래서 더 특별했고 새로웠다. 올해 가을은 수지의 첫 운동회 덕분에 오랫동안 잊지 못할 계절이 될 것 같다.

아마 앞으로도 해마다 이런 운동회를 하겠지. 그때마다 한 뼘 더 자란 아이와, 조금씩 달라진 우리 부부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벌써 다음 운동회가 기대된다.


부모가 되어 경험하는 모든 순간이 참 소중하다.

그리고 아이의 성장을 이렇게 다양한 경험을 통해 직접 느낄 수 있다는 것이 무척 감사하고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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