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 하나로 더 깊어진 행복
이제 곧 크리스마스다. 우리 집에도 크리스마스트리 하나를 장만했다.
사실 나는 크리스마스트리를 꾸미는 데에 별다른 로망이 없었다. 그런데 남편과 수지는 트리 꾸미기에 진심이었다. 꼭 하고 싶다기에, 이번에 트리를 들여놓게 되었다.
남편과 수지는 둘이서 온라인으로 트리를 찾아보고 트리와 오너먼트를 주문해 두었다. 해외 배송이라 시간이 조금 걸렸는데, 수지는 트리가 오는 날을 매일 손꼽아 기다렸다.
하루하루 지날 때마다 "이제 몇 밤 남았어? 트리 언제 와?" 하고 묻곤 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지금 오고 있어. 이제 몇 밤만 더 자면 돼" 하고 말해 주었다.
트리를 그토록 간절히 기다리는 수지를 보며, 처음엔 별 감흥이 없던 나도 어느새 설렘으로 함께 기다리게 되었다. 설렘으로 트리가 오기만을 바라는 수지의 모습을 지켜보는 일이 왠지 모르게 참 행복했다.
그리고 드디어 어제, 트리가 도착했다. 우리 가족 모두가 트리를 반겼지만, 그중에서도 수지가 가장 기뻐했다.
남편은 수지 키보다 더 큰 트리를 상자에서 꺼냈다. 트리의 나뭇가지를 하나하나 펴는 작업은 나와 남편이 맡았고, 불빛이 나는 전구는 트리에 목도리를 감아 주듯 칭칭 둘렀다. 전선이 워낙 길어서 '이걸 다 감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모두 감고 불을 켜 보니 무척 예뻤다.
전선이 길었던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전구 불빛은 많을수록 더 예뻤다. 마치 트리에 별가루를 뿌려 놓은 것 같았다. 은은한 불빛이 더해지니 트리에 생기가 돌고, 따뜻한 느낌이 한층 깊어졌다.
그리고 트리에 오너먼트를 다는 일은 수지가 혼자 맡았다. 주문한 오너먼트의 양이 조금 부족해 다이소에 들러 넉넉히 더 사 왔고, 수지는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트리에 달았다. 자기가 고른 오너먼트를 원하는 자리에 달아 가는 수지는 무척 즐거워 보였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나 역시 흐뭇했다.
그렇게 우리 세 식구가 온 마음을 다해 만든 트리가 완성되었다.
우리 트리의 포인트는 리본 면사포였다. 이것 또한 수지가 고른 것이었다. 보통 리본이나 별을 트리 꼭대기에 다는 모습은 자주 보았지만, 리본 면사포를 두른 트리는 처음이었다. 내가 이제껏 보아 온 트리 중 가장 예쁘고 사랑스러운 트리인 것 같았다. 수지가 참 센스 있게 잘 골랐다.
완성된 트리를 보며 우리 가족 모두 감탄했다.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예쁘고 마음에 들었다. 이 트리 하나로 우리 집 분위기는 한결 더 따뜻하고 아늑해졌다. 은은한 불빛이 반짝일 때마다 내 마음도 함께 반짝이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불멍, 물멍이 아닌 '트리멍'을 하게 되었다. 은은하게 빛나는 트리 불빛을 넋 놓고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니, 생각이 비워지고 마음이 차분해졌다. 꼭 명상을 하는 기분이었다.
트리 덕분에 우리 집에는 온기가 더해졌다. 트리가 내뿜는 은은한 분위기 속에서 우리 세 식구는 편안하고 즐거운 저녁 시간을 보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주변이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물들어 가는 모습을 보는 게 참 좋다. 크리스마스 특유의 따뜻하고 포근한 분위기를 좋아하는데, 우리 집에도 그 포근함이 한층 더 깊어졌다.
수지는 이제 산타 할아버지에게 받을 선물을 떠올리며 크리스마스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작년에는 집에 트리가 없어 거실 한가운데 산타 할아버지 선물을 덩그러니 두었지만, 올해는 예쁜 리본 면사포를 두른 트리 앞에 선물이 놓여 있을 것이다. 그 모습을 보고 기뻐할 수지의 얼굴이 벌써 눈에 선하다.
아이가 있으니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더 많이 느끼게 된다. 집에 트리가 들어오고, 크리스마스 가랜드가 더해지고, 산타 할아버지를 기다리는 아이가 있으니 크리스마스의 사랑스러움이 훨씬 깊게 다가온다.
얼마 남지 않은 12월, 이 트리와 함께 우리 가족이 웃고 즐기며 올해의 마지막 날들을 따뜻하고 행복하게 보내길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