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를 보자마자 피어난 웃음

할아버지와 손녀 사이의 온기

by 행복수집가

내 아이는 요즘 하원하고 나면 늘 놀이터에 들렀다가 집으로 돌아온다. 어제도 여느 때처럼 하원 후 놀이터에서 놀고 있었다. 마침 그날은 친정아빠가 우리 집에 잠시 들를 일이 있어 오셨다. 아빠는 우리가 놀이터에 있다는 말을 듣고 주차를 한 뒤, 바로 놀이터로 오셨다.


나는 수지에게 "수지야, 할아버지가 지금 놀이터로 오신대"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수지는 반가운 표정을 지으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잠시 후 놀이터에 도착한 할아버지는 언제나처럼 흥겨운 몸짓으로 "수지수지~" 하고 부르며 다가오셨다. 수지를 볼 때마다 춤을 추는 듯한 그 모습은, 보는 사람마저 덩달아 신나게 만든다. 그런 할아버지를 본 수지는 활짝 웃었다.


놀이터에 함께 놀 친구가 없어 혼자 놀고 있던 수지는 그전까지 무표정에 가까웠다. 하지만 할아버지를 보자마자 얼굴에 웃음꽃이 폈다.


나와 할아버지가 수지를 바라보고 있으니, 그 시선을 받는 게 좋은지 수지는 미소를 띠고 더 즐겁게 놀았다.


잠시 후 함께 집에 가기로 하고, 나는 벤치에 두었던 가방을 챙겼다. 그리고 옆 벤치에 앉아 있던 다른 아이 엄마들에게 인사를 하려는데, 한 분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수지 할아버지세요?"
"네, 할아버지예요."
"수지가 할아버지 정말 좋아하나 봐요. 수지가 저런 표정 짓는 건 봤어요."
"네, 수지가 할아버지를 많이 좋아해요."
"얼굴만 봐도 티가 나요."


짧은 대화를 나누고 나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늘 친정아빠가 수지를 많이 사랑한다고만 생각해 왔다. 그런데 수지도 할아버지를 무척 좋아하고 있었다.


할아버지의 사랑 표현이 워낙 크고 솔직해서, 할아버지가 더 많이 좋아하는 줄로만 생각했는데 수지도 그에 못지않게 할아버지를 좋아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잠시 잊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저 대화를 통해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맞아. 수지도 할아버지를 참 많이 좋아하지.'


할아버지가 수지를 좋아하는 마음을 숨길 수 없는 것처럼, 수지도 할아버지를 좋아하는 마음을 숨길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표정으로 놀던 수지가 할아버지를 보자마자 웃음을 짓고, 혼자 놀 때와는 전혀 다른 편안한 얼굴을 한 이유.
할아버지의 존재는 수지에게, 보기만 해도 마음이 놓이고 웃음이 나는 사랑이었던 것이다.


할아버지 곁에서 편안해하고 즐거워하는 수지의 모습을 보면 나 역시 흐뭇하고 행복해진다. 손녀를 사랑하는 할아버지 곁에서 그 사랑을 온전히 느끼며 쉬어가는 손녀.
이 사랑스러운 두 사람의 조합을 지켜보는 일은 내게도 큰 기쁨이다.


수지 곁에는 수지를 사랑해 주는 사람들이 참 많다.
가족들의 따뜻하고 포근한 사랑 속에서 수지는 자연스럽게 따뜻한 마음을 가진 아이로 자라고 있는 것 같다. 그 모습을 보면 더 바랄 것도 없이 감사하다.


수지는 자기를 사랑해 주는 사람들 속에서 자유롭고 밝게, 햇살처럼 자라고 있다. 그리고 그 밝은 에너지를 온 가족에게 나눠 준다. 이 에너지가 돌고 돌며 우리 가족 안에 더 크고 환한 에너지를 만들어 낸다.


존재 자체가 햇살인 아이가 퍼뜨리는 이 밝음이 가족들의 마음을 더 밝게 비춘다. 이 아이로 인해 우리 가족의 마음에도 사랑이 더 깊어지고 넓어진다.


사랑이 마를 날 없는 매일매일이 참 소중하고, 참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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