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꽈배기 주문
지난주 금요일이었다. 퇴근 시간 40분 전에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다. 전화를 받았는데, 남편이 아니라 수지였다.
전화를 받자마자 수지가 말했다.
"엄마, 올 때 꽈배기 빵 사 와."
너무나 귀엽고 발랄한 목소리로, 또박또박 말하는 게 사랑스러워서 웃음이 터졌다.
그때 사무실은 무척 고요해서 옆 사람의 숨소리도 크게 들릴 정도였는데, 핸드폰 너머로 들려오는 수지의 또랑또랑한 목소리가 그 적막함을 단번에 깨뜨렸다.
나는 수지 목소리를 조금이라도 더 듣고 싶어 일부러 말을 이어 갔다.
"꽈배기 빵 먹고 싶어? 알겠어~ 몇 개 살까?"
"음, 3개!"
나는 엄마, 아빠에게도 하나씩 나눠주려고 3개를 말한 줄 알고 물었다.
"엄마 아빠도 줄 거야?"
"아니! 내가 3개 다 먹을 거야."
그 말에 또 한 번 웃음이 터졌다.
"수지 혼자 다 먹을 거야? 아빠는 안 줘?"
"음..(잠시 생각) 아빠도 하나 줄게."
내가 엄마 아빠도 조금씩 먹어 보자고 하자, 수지는 선심 쓰듯 알겠다고 했다.
그냥 빵이 아니라 굳이 '꽈배기'를 콕 집어 말한 것도 귀여웠고, 전화를 받자마자 자기 할 말부터 꺼내는 것도 사랑스러웠다. 나는 꽈배기를 사 가겠다고 약속하고 전화를 끊었다.
1분도 채 안 되는 짧은 통화였는데, 전화를 받기 전과 받은 후의 내 기분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그 짧은 통화가 남긴 귀여움이 내 마음에 오래 머물렀다.
귀여움의 힘은 참 강력하다.
수지와 통화하며 지었던 미소는 전화를 끊은 후에도 한참 동안 얼굴에 남아 있었고, 웃음이 자꾸만 새어 나왔다.
금요일 저녁, 그저 평범하게 퇴근을 기다리던 마음은 수지와의 전화 한 통 덕분에 훨씬 더 즐거워졌다.
마음이 조금 더 알록달록해진 느낌이랄까.
수지가 먹고 싶다던 꽈배기를 사서 집으로 가는 그 생각만으로도 이미 행복했다.
꽈배기를 받아 들고 좋아할 아이의 얼굴이 눈에 선했다. 그 모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다.
이렇게 수지는 나에게 '행복'이라는 선물을 건넨다.
아이를 키우며 많이 느끼는 것 중 하나가 '사랑하는 마음 자체가 행복'이라는 것이다.
꽈배기를 사가던 그날 저녁, 나는 아이의 기뻐할 모습을 떠올리며 행복한 마음이 가득 차올랐고, 이런 마음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 또 고마웠다.
아이는 '사랑하며 사는 삶의 행복'을 매일같이 실감하게 해 준다. 사랑이 있는 삶에는 언제나 행복이 따라온다.
그날, 꽈배기와 함께 달콤한 행복이 우리 집으로 따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