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채색 초가집에 아이가 남긴 봄

아이의 그림이 전해준 밝은 힘

by 행복수집가

지난 주말, 아이와 우리 집 바로 앞에 있는 토지주택박물관에 다녀왔다. 여러 전시물을 모두 둘러보고 마지막으로 체험존에 갔는데, 그곳에는 다양한 집 모양의 밑그림이 그려진 종이와 색연필이 준비되어 있었다.


수지는 여러 그림 중에서 초가집이 그려진 종이를 골랐다. 자리에 앉아 색칠을 시작했지만, 박물관 폐장 시간이 다 되어 끝까지 색칠을 하지 못했고, 수지는 새 그림 종이 한 장을 집으로 가져왔다.


집에 오자마자 수지는 가져온 그림을 자기 책상 위에 펼쳐 놓고 색연필을 꺼내 색칠을 다시 시작했다. 집중해서 색칠하는 모습이 귀여워 한참을 바라보다가, 나는 저녁 준비를 했다.


저녁 식사가 다 차려진 뒤에도 수지는 여전히 자리에 앉아 색칠을 하고 있었다. 그림을 다 그러고 나서 밥을 먹겠다고 해서, 나와 남편은 먼저 식사를 했다.


잠시 후 수지가 "이제 다 했어. 보여줄게! 엄마 아빠 깜짝 놀랄걸?"이라고 말하며 그림을 들고 왔다.


"짜잔!" 하며 내민 그림을 보는 순간, 정말 깜짝 놀랐다. 덩그러니 초가집 하나만 있던 그림이 생기 가득하고 화사한 그림으로 완전히 변해 있었다.


나는 "우와, 정말 잘 그렸다!" 하며 감탄했다.
그리고 한참 동안 그 그림을 들여다보았다.


그림이 주는 힐링이 이런 걸까.
그림에서 전해지는 생기와 활력이 그대로 내 마음으로 들어오는 것 같았다. 그저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밝은 힘이 차오르는 느낌이었다.


처음엔 아무 느낌도 없고, 오히려 조금 쓸쓸해 보였던 초가집 그림이었는데 수지는 그 집을 사랑스럽고 화사하게 꾸며 놓았다. 그림을 보고 있으니 괜히 행복해졌다.


엄마 아빠가 연신 감탄하며 칭찬하자, 수지는 무척 뿌듯해하며 좋아했다.


그림을 완성한 화백 수지는 자기 할 일을 마쳤다는 듯, 그제야 밥을 먹었다. 나는 이 그림을 벽에 걸어 두고 싶어 수지에게 물어봤지만, 수지는 허락하지 않았다. 자기가 아껴 두고 싶다고 했다.


조금 아쉬웠지만, 그림의 주인이 허락하지 않으니 어쩔 수 없다. 그 그림은 지금도 수지 책상 위에 고이 놓여 있고, 나는 요즘도 가끔 그 그림을 들여다본다.


그림에서 느껴지는 생기와 화사함, 활력과 사랑스러움이 참 좋다. 수지 마음속에 있는 것들이 그대로 그림에 묻어 있는 것만 같다.


어떻게 이런 구성을 떠올렸을까. 텅 빈 배경을 자기만의 색감과 스타일로 채우고, 꽃과 구름을 더해 따뜻한 봄날처럼 만들었다. 이 초가집 안에는 행복한 가족이 살고 있을 것만 같다.


평소에도 나는 수지의 그림을 보며 자주 힐링한다.
늘 밝고 화사한 색을 쓰는 수지의 그림을 보면, 내 기분도 그림처럼 밝고 귀여워진다. 수지는 그림으로도 행복을 전해주는 아이인 것 같다.


무채색이던 그림에 자신만의 색을 더해 텅 빈 공간을 화사함으로 채워 나간 것처럼, 수지의 삶도 밝은 빛으로 하나하나 채워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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