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받은 크리스마스 선물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아이와 함께 '호두까기 인형' 뮤지컬을 보고 왔다. 수지는 호두까기 인형 뮤지컬을 보러 간다고 하자, 유치원에서 책으로 봤다며 조금 설레는 표정을 지었다. 나 역시 수지와 크리스마스에 공연을 보는 건 처음이라 괜히 마음이 들뜨고 기대가 됐다.
우리는 조금 일찍 도착해 자리에 앉아 있었는데, 어느새 객석은 사람들로 금세 가득 찼다. 그리고 드디어 공연이 시작되었다. 배우들이 관객석 뒤에서 등장했고, 밝은 노래와 환한 미소 덕분에 분위기는 한층 더 살아났다. 신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배우들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잠시 후, 배우들의 노래로 본격적인 공연이 시작되었다.
특히 여주인공 역을 맡은 배우의 목소리는 무척 청아했고, 발성도 또렷해 귀에 쏙쏙 들어왔다. 그래서 더욱 집중하며 볼 수 있었다.
다른 배우들 역시 노래를 정말 잘했다. 뮤지컬 배우이니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지만, 들을수록 새삼 놀라웠다.
'역시 배우는 배우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뮤지컬이다 보니 내용은 간결하고 이해하기 쉽게 이어졌다. 단순하면서도 자연스러운 흐름 덕분에 어색하거나 끊기는 느낌 없이 물 흐르듯 흘러갔다.
이번 뮤지컬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관객과의 소통이 많았다는 것이다. 수지와 함께한 세 번째 뮤지컬이었는데, 그동안 본 공연 중 배우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관객과 소통했다. 배우들은 자주 객석으로 내려와 아이들과 눈을 맞추고 말을 건넸고, 그 덕분에 아이들도 더욱 몰입하며 공연을 즐겼다.
일반적인 대사 장면보다 춤과 노래가 중심이 되는 장면이 많아, 50분이라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게 금세 지나갔다. 나 역시 노래하고 춤추는 배우들의 모습에 자연스레 빠져들었다.
수지는 공연을 보며 내용을 스스로 이해하고 흐름을 따라갔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계속 질문했고, 자신의 생각과 느낌도 자주 내게 이야기해 주었다. 그 모습을 보니 뮤지컬을 제대로 즐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흐뭇했다. 아무 생각 없이 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느끼고 생각하며 호기심을 가지고 관찰하듯 공연을 바라보는 수지의 모습이 무척 인상 깊었다.
뮤지컬이 막바지에 다다랐을 때는 배우들이 무대 아래로 내려와 객석을 한 바퀴 돌며 아이들과 눈을 맞추고 손뼉을 쳐주었다. 수지도 배우들을 가까이서 보고 싶어 했다. 그래서 원래 앉아 있던 가운데 자리에서 가장자리로 이동했고, 여주인공 역을 맡은 배우와 하이파이브를 하는 행운을 누렸다. 클라라 언니가 수지의 손을 쳐주자, 수지는 좋으면서도 쑥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 모습이 참 귀여웠다.
이번 뮤지컬의 배우들은 팬서비스까지 참 따뜻했다.
이 호두까기 인형 뮤지컬이 전해준 메시지는 '착하고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꿈이 이루어진다'는 것이었다. 그 메시지가 수지의 마음에 얼마나 닿았을지는 모르지만, 연말에, 그리고 특별한 크리스마스에 이런 따뜻한 메시지를 담은 공연을 봤다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게 좋은 기운이 전해진 것 같았다.
뮤지컬을 보는 동안 나는 수지 옆에 바짝 붙어 앉아 있었다. 눈을 반짝이며 공연을 바라보는 수지를 슬쩍슬쩍 바라보았는데, 그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던 시간이 내게는 가장 큰 크리스마스 선물이었다. 흥미와 호기심으로 가득 찬 수지의 얼굴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소중한 장면이 되었다.
수지와 함께한 여섯 번째 크리스마스.
뮤지컬을 보며 우리는 또 하나의 따뜻하고 행복한 추억을 선물로 받았다.
아이와 함께하는 하루하루는 소중하지 않은 날이 없다.
수지와 함께 추억을 만들어 가는 시간들이 내 인생의 가장 큰 선물이다.
이번 크리스마스에도, 따뜻한 추억이 담긴 선물을 받았다. 행복하고,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