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하며 만난 아이의 다정함
여섯 살인 내 아이는 닌텐도 마리오 게임을 무척 좋아한다. 남편이 수지와 함께 하려고 닌텐도를 샀는데, 혼자 즐기기보다는 수지가 하자고 할 때마다 같이 하는 편이다.
나는 게임에 별 흥미가 없지만, 수지는 정말 좋아한다. 그 모습이 아빠를 꼭 닮았다.
남편은 게임을 좋아하지만,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 나와 같이 게임을 하는 건 매우 드물었다. 그런데 내가 못 채워준 게임 파트너의 자리를 이제는 수지가 채워주고 있다. 수지는 아빠의 든든한 게임 동료다.
닌텐도 마리오 게임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수지는 그 안에 있는 게임을 거의 다 해본 것 같다. 이 작은 아이가 "이 게임을 어떻게 알지?" 싶을 정도로 규칙과 방법을 모르는 게 없다. 그 모습이 참 신기하다.
게임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단순히 생각 없이 노는 것만은 아니라는 게 느껴진다. 규칙을 이해해야 하고, 생각하고 계산해야 하며, 상황을 빠르게 파악하는 눈치도 필요하다. 둘이 함께 하는 게임이니 협동심도 자연스럽게 요구된다.
게임을 할 때 수지는 온몸의 에너지를 다 쏟아붓는다. 이기면 소파가 무너질 것처럼 콩콩 뛰며 소리를 지르고, 지면 "아, 진짜!" 하며 아쉬워한다. 마치 월드컵 경기를 보는 것 같다. 어느새 머리는 땀으로 젖어 있고, 얼굴은 열이 올라 발그레해진다. 그 모습이 너무나도 귀엽다.
아빠와 여러 번 게임을 해본 수지는 이제 나보다 훨씬 더 잘 알고, 잘한다. 가끔 아빠가 함께하지 못하는 날에는 나와 게임을 하는데, 나는 워낙 서툴러 자주 헤맨다. 그럴 때마다 수지는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엄마, 이건 이렇게 하는 거야. 이걸 누르면 여기로 가고, 이걸 잡으려면 이걸 눌러야 해."
나는 수지의 친절한 설명을 들으며 "아, 알겠어" 하고 따라 한다. 내가 잘하면 괜히 으쓱해서 "수지야, 엄마 잘했지?" 하고 물으면, 수지는 "응, 엄마 잘했어!" 하며 칭찬해 준다.
반대로 내가 못해서 "엄마 못했어, 힝" 하면 "엄마, 게임도 연습하면 나중에 잘할 수 있어." 하고 다정하게 위로해 준다. 그 말이 참 따뜻하다.
같이 하는 게임인데 내가 잘 못하면 답답할 수도 있을 텐데, 수지는 나를 재촉하지 않고 기다려주고 격려해 준다. 그 마음을 느낄 때면 괜히 마음이 뭉클해진다.
지금은 아직 내가 수지보다 더 많이 알고, 가르쳐주는 게 많지만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상황은 달라질 것 같다. 내가 수지 세대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해 모르는 것들이 더 많아질 테니까.
언젠가는 지금 우리 부모님들이 자녀에게 디지털 기기를 물어보듯, 나도 수지에게 묻게 되겠지. 그때도 수지는 지금처럼 다정하고 친절하게 알려줄 것 같다. 왠지, 수지는 그럴 것 같다.
이런 수지를 보며 나는 다짐한다. 나도 언제나 다정하고 친절한 엄마가 되어야겠다고. 내가 아이에게 보여주는 태도 그대로, 아이도 세상을 대할 테니까.
수지의 배려와 친절을 받으며 했던 게임 시간은, 게임에 흥미 없던 나에게도 작은 즐거움을 안겨주었다.
'아, 게임에 이런 재미가 있구나.'
수지는 이렇게 또 나에게 새로운 세상을 하나 열어주었다.
앞으로 수지와 함께하는 시간 속에서 우리는 수없이 많은 새로운 세상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그 세상이 왠지 모르게 기대되고 설렌다. 기쁨과 행복뿐 아니라, 슬픔과 힘듦도 찾아오겠지만 어떤 것이 오든 그대로 받아들이며 더 단단하고 깊어지는 시간이 되리라 믿는다.
그 모든 시간을 수지와 함께 보낼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벅차고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