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서 배운 다정한 말
어제는 남편이 아이를 하원시켜 주었다.
수지는 하원하고 나면 꼭 간식을 먹는다.
그래서 내가 데리러 가는 날에는 가방에 간식을 챙겨가는데, 어제는 남편이 깜빡하고 간식을 준비하지 못했다. 남편은 하원 후 마트에 들러 수지 간식을 사주었다.
퇴근하고 집에 오니 테이블 위에 ‘빈츠’ 과자가 놓여 있었다. 나는 그 과자를 보며 수지에게 물었다.
“아빠가 사줬어?”
수지는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응, 아빠가 날 위해서 사줬어.”
‘날 위해서 사줬다’는 그 말이 참 예쁘게 느껴졌다.
그냥 “응, 아빠가 사줬어”라고 말할 수도 있었을 텐데, 수지는 굳이 ‘날 위해서’라는 말을 덧붙였다.
그 한마디가 말의 온도를 조금 더 따뜻하게 데워주는 것 같았다.
나는 수지의 말을 따라 했다.
“아빠가 수지를 위해서 사줬어? 정말 최고다~”
수지는 그 과자가 맛있다며 하나씩 까서 잘도 먹었다.
아빠가 ‘자기를 위해’ 사줬다는 마음으로 먹으니 과자가 더 맛있게 느껴졌을 것 같다.
그리고 그렇게 따뜻한 말을 하는 수지 옆에서, 나도 이쁘게 말하는 법을 배운다.
이제는 남편이나 수지가 나를 위해 무언가를 해주면 “날 위해서 해줬구나” 하고 속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입 밖으로 꺼내 말해봐야겠다.
사실 이 말은 마음속에서는 자주 떠올리면서도 막상 말로는 잘하지 않게 된다. 그런데 말로 꺼내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고마움을 마음에만 담아두는 것보다 말로 표현하면 그 고마움은 더 커지는 것 같다. 무엇이든 표현하면 더 크고 깊어지니까.
특히 좋은 마음은 꺼낼수록 더 좋아지는 것 같다.
사랑하는 마음, 고마운 마음을 앞으로는 더 자주, 더 많이 드러내야겠다. 아껴두지 말고, 마음껏 꺼내야겠다.
아이를 통해 이쁘고 다정하게 말하는 법을 또 하나 배운다. 아이 옆에서 따뜻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법을 매일 하나씩 배워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