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챙겨준 장어초밥

회전초밥집에서 만난 다정함

by 행복수집가

지난 주말, 우리 가족은 회전초밥집에 가서 점심을 먹었다. 아이와 함께 회전초밥집에 간 건 처음이었고, 나와 남편도 회전초밥집은 오랜만이라 괜히 더 설렜다.


눈앞에서 다양한 초밥 접시들이 계속 돌아가는데, 그걸 보는 것만으로도 도파민이 솟는 기분이었다. ‘뭐부터 먹을까’ 하는 즐거운 고민을 하며 하나씩 골라 먹었다.


나는 특히 장어초밥을 좋아한다. 자리에 앉자마자 장어초밥부터 찾았는데, 아무리 둘러봐도 눈에 잘 띄지 않았다.


“장어 초밥이 왜 없지?” 하고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더니, 내 말을 들은 남편이 같이 눈으로 훑어봐 주었다.

남편이 봐도 장어초밥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좀 있다 나오겠지’ 하고 다른 초밥을 먹고 있는데, 요리사님이 “장어초밥입니다” 하며 회전대에 접시를 올리는 순간, 남편이 잽싸게 “어? 장어 주세요” 하며 그 접시를 챙겼다.


그리고는 아무렇지 않게 나에게 건네주었다.

나는 “우와!” 하고 감탄하며 한입에 앙 하고 먹었다.


오랜만에 먹는 장어초밥은 정말 맛있었다. 그 후로도 남편은 장어초밥이 나올 때마다 다른 사람 앞에 접시가 닿기도 전에 먼저 챙겼다.


앉은자리에서 몸을 일으켜 팔을 길게 뻗어 장어초밥 접시를 집어 나에게 전해주는데, 마치 ‘오늘의 임무는 장어초밥 확보’인 사람처럼 진지해 보여서 괜히 웃음이 났다. 그 덕분에 나는 그날 장어초밥을 네 접시나 먹었다.


사실 남편은 장어를 좋아하지 않는다. 자기는 먹지도 않는 장어초밥을, 내가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로 나오는지 계속 지켜보다가 나오자마자 나에게 주었다.


주변에 있던 다른 손님들은 자기 앞에 초밥이 오면 그때 가져가 먹는데, 초밥이 나오자마자 먼저 챙기는 사람은 우리 남편뿐이었다.


누구 눈치도 보지 않고, 아내가 좋아하는 초밥을 챙기는 그 모습에서 나는 참 특별한 다정함을 느꼈다.


자기가 먹고 싶은 것만 먹어도 될 텐데, 내가 알아서 챙겨 먹어도 될 텐데, 마치 아이 밥 챙겨주듯 세심하게 신경 써주는 모습이 참 고마웠다.


이 날도 나는 남편에게서 조용하고 다정한 사랑을 하나 더 받았다. 그날 초밥은 정말 배부르게 잘 먹었다.


맛있는 초밥에, 남편의 마음까지 더해져 몸도 마음도 두둑하게 배부른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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