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 아이와 처음 시내버스를 타본 날

아이와 처음 하는 것들이 많아지는 행복

by 행복수집가

이번 주말에는 아이랑 처음으로 시내버스를 타봤다. 목적지는 수지의 외갓집, 내 친정이었다. 평소에 수지와 둘이 친정에 갈 일이 있을 땐 택시 타고 갔는데, 이번에는 같이 버스를 타보고 싶었다.


버스라고는 어린이집 노란 버스만 타 본 수지에게도 시내버스를 타는 경험이 재밌을 것 같았다. 그리고 나도 아이와 버스를 타는 건 처음이라 새로운 경험을 아이와 해본다는 게 설렜다.


수지에게 버스 타고 할머니 집에 가자고 하니 눈을 반짝이며 좋아했다. 그래서 얼른 준비 하고 버스 정류장으로 걸어갔다.


수지는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버스 언제 오냐고 10번은 말한 것 같다. 버스 놓칠까 봐 좀 서둘러 일찍 나갔더니 15분 정도 기다렸다.


기다리면서 도로를 지나다니는 차를 구경하기도 하고 시내버스가 지나갈 때는 “우리도 저거 탈 거야” 라며 이야기했다. 사진도 찍고 차 구경도 하며 있다 보니 어느새 우리가 탈 버스가 왔다.


큰 버스가 수지 눈앞에 서니 수지는 조금 긴장한 듯 내 손을 꽉 잡았다. 그런 수지를 안아서 버스에 타고 같이 자리에 무사히 앉았다.


수지를 내 무릎에 앉히고 버스가 출발했다. 수지와 같이 버스를 탄 것만으로 뭔가 아주 뿌듯한 일을 해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내 아이와 시내버스를 타다니, 이게 뭐라고 괜히 감격스럽고 행복했다.


아이와 처음 무언가를 해보면,
수지가 갓 태어났을 때
그 신생아 모습이 생각난다.
정말 작고 작은 아이였는데
어느새 이만큼 커서 나와 이런 것도
해보는구나 하는 마음에 뭉클하다.


수지는 버스 구경을 하면서 내리는 사람들 구경도 하고 창밖을 보기도 하며 신기한지 두리번거렸다. 그런 수지가 너무 귀여웠다.


그리고 좋아하는 인형 ‘코코’를 데리고 같이 버스에 탔었는데, 수지가 갑자기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수지 : 엄마 코코가 버스가 너무 커서 무섭데.

나 : 그래? 코코야 안 무서워 괜찮아라고 해줘.

수지 : 코코야 걱정 마. 우리가 있잖아.

나 : (웃음 웃음)


이 말을 듣고 있던 앞자리의 할머니가 뒤를 돌아보시며 너무 이쁘게 말한다고 웃으셨다. 웃으시는 할머니를 보며 나도 같이 웃었다.


버스를 타고 가는 순간에도 수지는 이렇게 귀여운 행복을 준다. 아이의 생각과 마음이 너무 이쁘고 귀여워서 같이 있으면 나도 귀여움으로 물들어간다.


우리가 내릴 정류장에 도착해서 버스에서 무사히 내렸다. 수지가 내리자마자 나에게 안아주라고 했다. 처음 타보는 큰 버스가 수지에게 조금 무서웠던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수지야 힘들었어?”라고 하니 그렇다고 했다.


수지에게 “버스가 좋아? 택시가 좋아?”라고 물어보니 택시가 좋다고 했다. 나도 한번 경험 삼아 버스를 타본 건데, 해보니 아직은 수지를 데리고 버스 타는 건 조금 힘든 것 같다.


그래서 다음번엔 편하게 택시 타자고 했다.




이런 새로운 경험을 아이와 같이 하니 특별하고 참 좋았다. 새로운 경험을 아이와 같이 할 수 있다는 게 행복하다.


좀 힘든 경험일지라도 무언가를 해봤기 때문에 이게 힘든 거구나 하고 몸으로 느끼고 알게 되는 것이니 이 모든 경험이 소중하다.


수지는 버스에서 내리고 친정집으로 걸어가는 동안 계속 안아달라고 했다. 꽤나 긴장하고 힘들었었나 보다.


아이를 안고 가면서 한쪽 어깨에는 가방을 메고 수지를 안고 가니 조금 힘들긴 했지만 그래도 많이 큰 내 아기가 내 품에 안겨 있는 느낌은 여전히 좋다.


수지와 첫 시내버스투어는 재밌기도 했고, 조금 힘들기도 했지만 아이와 처음 한 이 경험이 정말 소중하고 특별했다.


앞으로 아이와 처음 해보는 일들이 더 많아질 텐데, 어떤 경험들을 하게 될까 하며 행복한 마음으로 기다리게 된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되고 나서는 앞으로의 미래가 더 궁금하고 기다려진다.


내 아이의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하루하루가 너무 소중하고,
오늘보다 더 성장해 있을
내일이 궁금하다.

아이가 내 삶에 찾아온 후부터는 매일 더 알뜰하고 정성스럽게 하루를 보내고 싶은 마음으로 사는 것 같다. 다시 오지 않을 이 하루가 소중하다는 것을 이쁘게 자라나는 아이를 보며 많이 느낀다.


삶의 소중함을 알게 해준 내 아이에게 오늘도 고맙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