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겐 모든게 새로운 경험이다
일요일 오후엔 세 식구같이 외출했다. 마트 장 보려고 나갔다가 수지가 치즈케이크 먹고 싶다고 해서 마트 근처 카페에 갔다.
평소에 우리 세 식구같이 카페에 가면 나와 남편은 음료를 주문하고 수지는 케이크만 먹거나 뽀로로 주스를 같이 먹었다. 그런데 이번엔 수지도 뽀로로 주스 말고 카페에서 파는 주스를 먹고 싶다고 했다.
이날 우리가 갔던 카페에서 수지가 먹을 수 있는 주스는 토마토주스밖에 없었다. 음료 메뉴가 그리 다양하지 않은 카페였다. 수지에게 토마토 주스 먹을 거냐고 물었더니 먹겠다고 해서 시켜줬다.
이제 수지에게도 음료 하나 시켜줘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카페 오면 돈이 더 많이 들겠다고 남편과 대화하며 웃었다.
드디어 수지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토마토 주스가 유리컵에 담겨 나왔다. 수지 앞에 주스 컵을 놓아주니 정말 좋아하며 환하게 웃었다.
‘나 드디어 이거 먹어본다’ 하는 표정으로 종이 빨대의 질감도 처음 느끼며 주스를 들이켰다.
수지가 어떤 반응일지 궁금했는데 다행히 맛있다고 했다.
이것 하나로 수지가 한 단계 더 성장한 느낌이었다. 수지 혼자 먹기엔 양이 많아서 나와 남편이 좀 먹어 주었는데, 수지는 자기 거 다 먹지 말라며 말리기도 했다. 정말 귀여웠다.
만 3세 인생 수지는 오늘도 이렇게 새로운 경험을 했다. 아이는 지금껏 해본 경험보다 앞으로 할 새로운 경험이 너무나 많다.
그리고 이전에 해보지 않은 새로운 경험을 할 때마다 아이가 성취감을 느끼는 것도 보이고, 익숙한 경험을 할 때보다 더 즐거워한다.
카페에서 음료 하나 마시는 이 작은 경험도 아이에겐 처음 해보는 새로운 경험이 되었다.
아이가 행복해하고 즐거워하는 것은 꼭 대단한 것이 아니라 이렇게 소소한 것에서 더 많다. 우리 일상에서 늘 겪을 수 있는 일들, 자주 접할 수 있는 것들 속에서 아이는 새로움을 찾아낸다.
어른인 나에겐 익숙해서 감흥이 없는 것들 중에 수지는 재밌어하고 신기해하는 게 많다.
아이와 있다 보면
아이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익숙해서 무뎌졌던 내 마음이
말랑말랑 해지며 익숙하던 것도
새롭게 바라보게 된다.
아이와 있으면서 이런 아이 같은 마음을 닮아가는 것 같기도 하다.
카페도 잘 다녀오고, 놀이터에서도 놀고, 마트에서 장도 보며 주말을 즐겁게 보냈다. 그리고 이날 수지는 저녁에 자려고 누워서 나에게 ‘나 엄마가 너무 좋아’라고 말했다. 엄마랑 주말 내내 같이 놀았는데 다행히 함께 보낸 시간이 즐거웠었나 보다.
내 아이가 나에게 ‘엄마 좋아’라고 해주는 말을 들으면 내 마음 깊은곳까지 행복으로 채워지는 것 같다.
이 말은 들을 때마다 마음이 따뜻해지며 감동을 받는다. 그리고 나도 수지에게 ‘엄마도 수지가 너무 좋아’라고 말해주었다.
서로의 마음을 나누며 우리의 행복이 더 커진다. 아이와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채우고 매일 행복으로 물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