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은 사랑을 다시 전하는 아이

아이가 유치원 버스 기사님께 쓴 편지

by 행복수집가

어느 날 아침, 수지가 이렇게 말했다.


“엄마, 토순이차 기사님이 날 좋아하는 것 같아.나한테 사탕을 두 개나 주셨어.”


수지가 말한 ‘토순이차 기사님’은 유치원 버스 기사님이다. 예전에도 기사님이 사탕을 주셨다는 이야기를 종종 했었는데, 이번에는 사탕을 두 개나 받았다며 자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저 사탕을 받아서 좋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한 걸음 더 나아가 ‘나를 좋아하시는 것 같다’고 표현하는 수지가 너무 귀여웠다.


나는 웃으며 말했다.
“맞아, 기사님이 수지를 좋아하시나 봐.”


수지는 기사님께 편지를 쓰고 싶다고 했다. 수지가 편지를 쓰면 기사님이 정말 좋아하시겠다고 말해주니, 빙그레 웃었다.


그날 아침, 등원을 하려고 나서는데 수지가 식탁 위에 있던 꼬마 약과 두 개를 꺼내며 말했다.

“이거 기사님 드리고 싶어.”


나는 기사님께 드리라고 했다.
수지는 약과를 가방에 야무지게 챙겼다.


자기를 예뻐해주고 좋아해주는 기사님의 마음을 느끼고, 그 마음에 고마워하며 다시 그 마음을 전하고 싶어 하는 수지의 모습이 참 사랑스러웠다. 받은 마음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고마움으로 돌려주고 싶어 하는 그 마음이 참 예뻤다.


그날 오후, 하원 하고나서 수지에게 물었다.
“기사님께 약과 드렸어?”


수지는 유치원에서 기사님을 못 만나서 전해드리지 못했다고 했다. 버스가 아닌 유치원 안에서 기사님을 만나면 주려고 했던 모양이었다.


“그럼 다음에 드리면 되겠다.” 하고 대화를 가볍게 마무리했다.


그리고 집에 와서 수지의 가방을 정리하다가 ‘기사님 사랑해요’라고 적힌 하얀 봉투를 발견했다. 살짝 꺼내 보니, 수지가 직접 만든 봉투였고, 봉투 안에는 약과 두 개와 수지가 끄적이며 쓴 편지가 들어 있었다. 그래서 봉투는 도톰했다.


그걸 보는 순간, 마음이 몽글몽글해졌다.


유치원에서 기사님을 떠올리며 작은 손으로 꼬물꼬물 편지를 쓰고, 약과를 넣고, 봉투를 접어 만들었을 수지를 생각하니 그 모습이 눈에 그려져 더 사랑스러웠다.


기사님이 이 편지를 받으시면 얼마나 기뻐하실까.
편지를 받고 환하게 웃으실 모습이 벌써 눈에 선하다.


수지는 받은 사랑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고마운 마음으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그 마음을 다시 전하고 싶어 한다.


그 모습이 참 귀하고 소중하게 느껴졌다. 사랑을 받고, 또 사랑을 전하는 수지를 보며 내 마음에도 행복이 가득 찬다.


나 또한 내 주변의 소중한 마음들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그 마음을 더 귀하게 여기며 살아가야겠다고 다시 한 번 되새긴다.


아이를 통해, 참 많은 것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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