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가 조카를 사랑하는 방식
얼마 전, 친정 식구들을 만났다. 남동생이 다음 달 4월에 결혼을 앞두고 있어, 맞춤 정장을 입어보는 날이었다. 그 날 겸사겸사 가족들이 모여 점심도 함께 하기로 했다. 그 자리에 우리 수지도 함께했다.
나와 수지가 먼저 도착했고, 잠시 후 가족들이 도착했다.
여동생은 수지를 보자마자 반가운 얼굴로 수지를 번쩍 안아 올렸다. 수지도 자기를 반기는 이모 품에 폭 안겨 즐거워했다.
이모의 조카 사랑은 참 깊고 따뜻하다. 얼마나 예뻐하는지, 꿀이 뚝뚝 떨어지는 눈빛은 누가 봐도 느낄 수 있을 정도다. 그렇게 사랑을 듬뿍 받으니, 수지도 이모를 좋아할 수밖에 없다.
수지는 이모에게 안기면 좀처럼 내려오려 하지 않는다.
이모는 아직 미혼이고 아이도 없는데, 꼭 아이를 키워본 사람처럼 능숙하게 안는다. 나는 미혼일 때 잠깐 아기를 안고 있어도 팔이 아팠던 기억이 있는데, 동생은 번쩍번쩍 잘도 안아준다. 그 힘은 어디서 나오는 건지, 참 대단하다.
그날도 수지는 대부분의 시간을 이모 품에서 보냈다.
정장 가게에서 나와 점심을 먹으러 이동하는 짧은 길에서도, 수지는 이모에게 안겨 있었다. 일곱 살이나 된 아이를 안고 걷는데도, 힘든 내색 하나 없이 이모의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이모 품에 안긴 수지도 마냥 행복한 표정이었다.
식당에 도착해서도 수지는 내 옆이 아니라 이모 옆에 앉겠다고 했다. 이모가 있는 날이면 내 역할이 줄어든다. 자연스럽게 ‘수지 담당’은 이모가 된다. 덕분에 나는 조금 편해지고, 수지는 좀 더 행복해진다.
수지는 좋아하는 이모 옆에서 밥도 잘 먹었다.
이후 카페에 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수지는 의자 대신 이모 무릎 위에 앉았다. 혹시 동생이 불편할까 봐 내가 몇 번이나 의자에 앉히라고 했지만, 동생은 괜찮다며 오히려 더 좋아하는 눈치였다. 수지는 이모 껌딱지가 되어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결국 카페에서 나올 때까지, 수지는 이모 무릎을 의자 삼아 앉아 있었다. 이모 앞에 앉아 케이크도 먹고, 유아용 핸드폰으로 놀이도 하며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이모는 불편한 내색 하나 없이, 그저 수지를 귀여워했다.
아이를 앞에 앉히고 음료를 마시는 게 불편했을 텐데, 그런 기색조차 보이지 않았다.
수지를 이렇게 아끼고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참 든든하고 고맙다. 이런 사랑 속에서 자라고 있는 내 아이가 참 복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렇게 사랑이 많은 사람이 내 동생이라는 것 또한 내가 가진 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수지는 우리 가족 모두의 기쁨이다. 존재만으로도 가족의 마음을 따뜻하게 물들이는 아이. 내 안에 있던 사랑을 끝없이 끌어올리고, 내가 가진 사랑을 다시 발견하게 해주는 존재다.
역시 사랑을 주고 받는 것이, 행복의 가장 단순한 법칙인 것 같다.
카페를 나와서도 수지는 이모에게 안겨서 갔다. 몇 걸음 걷지도 않았는데 수지가 다리가 아프다며 투정을 부리자, 이모는 또다시 번쩍 안아 들었다. 그리고 아무렇지 않게 걸어갔다.
동생을 만나면 늘 보게 되는 익숙한 장면이다. 수지는 이모에게 안겨 있거나, 업혀 있거나 그 둘 중 하나다.
힘들까 봐 내려놓으라고 몇 번을 말해도 소용없다. 동생 본인이 좋아서 안아주는 것이니, 안고 가는 얼굴에는 늘 행복이 묻어난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괜히 마음이 흐뭇해진다.
내 곁에 사랑이 가득한 동생이 있어 감사하다. 수지가 이토록 따뜻한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 그리고 이렇게 따뜻한 장면들을 함께 볼 수 있어 감사하다.
이모와 조카, 이 둘의 사랑이 변함없이 오래오래 이어지기를 바란다. 이들의 다정한 모습을 곁에서 오래도록 지켜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