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워하는 아이 곁에 있어준 아빠
지난 주말, 벚꽃이 아름답게 피어 있는 금호지에 나들이를 갔다. 산책로를 따라 벚꽃을 구경하다가, 놀이터를 발견한 수지는 신이 나서 달려갔다.
우리가 갔을 때 놀이터에는 아무도 없어서, 수지는 모든 기구를 마음껏 오르내리며 놀았다. 혼자서도 참 잘 노는 모습이 귀여웠다.
놀이터에는 꽤 높은 미끄럼틀과 그물 사다리가 있었다.
계단이 아닌 그물을 밟고 올라가는 구조라 어른이 보기에도 제법 높아 보였다.
그런데 수지는 망설임 없이 씩씩하게 그 위로 올라갔다.
그 모습을 보며 ‘정말 많이 컸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무서워하지도 않고, 혼자서 높은 곳에도 잘 올라간다. 확실히 일곱 살은 다르다. 그런 수지를 한참 지켜보고 있는데, 정상에 다다른 수지가 갑자기 울상을 지으며 말했다.
“무서워.”
나는 얼른 내려오라고 했지만, 남편은 이렇게 말했다.
“수지야, 아빠가 올라가 줄까? 아빠랑 같이 넘어가볼래?”
수지는 고개를 끄덕였고, 남편은 들고 있던 양산을 내려놓고 수지가 있는 곳까지 올라갔다.
수지 옆에 선 남편은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한 발 앞으로 내고, 손은 여기를 잡아봐.”
수지는 아빠가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안심이 되는 듯 보였다. 그리고 남편의 말을 따라 한 발, 한 발 조심스럽게 내딛으며 결국 무사히 내려왔다.
그 모습을 보며 마음이 뭉클해졌다.
아이가 무섭다고 할 때, “그럼 내려와”라고 말하는 건 쉽다.
하지만 남편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무서워하는 아이 곁으로 직접 가서, 방법을 알려주고, 함께 해냈다.
그런 남편을 보며 '참 좋은 아빠'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에게 용기를 주고,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사람. 수지에게 아빠는 그런 존재다.
혼자라면 주저했을 일도, 아빠와 함께라면 용기를 내서 해본다.
자연 속에서 함께한 그 시간은 참 따뜻했다. 작은 순간에도 함께 웃고, 함께 기뻐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다시 느꼈다.
언제 어디서나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늘 행복하다. 행복은 결국,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 그 자체인 것 같다.
아름다운 봄날, 우리 가족의 사랑도 더 환하게 피어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