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딸은 아빠와 목욕하는걸 좋아해요

아빠와 아이의 즐거운 목욕시간

by 행복수집가

평소 아이 목욕은 남편이 시켜준다. 남편이 저녁에 출근하는 날에는 내가 하지만, 남편이 집에 있는 날은 항상 남편이 수지를 씻겨준다.


아이 목욕시키기는 절대 쉽지 않다. 수지도 밥을 먹고 나면 양치를 해야 하는 것도 알고 저녁 자기 전에 목욕을 해야 하는 걸 알지만 쉽게 해주지 않는다.


매일 하는 일상인데도 항상 아이에게 여러 번 말해야 하고 설득해야 하고 부탁을 해야 한다. 어쩔 땐 하기 싫다고 도망 다니면 잡으러 다니기도 해야 한다. 그래서 목욕을 하기 전에 이미 꽤 많은 에너지를 쓴다.


내가 수지 목욕을 시키면 빨리 씻기고 금방 끝낸다. 그런데 남편이 목욕을 시키면 욕조에 물을 받아서 아이가 욕조 물에서 놀게끔 해주고 같이 욕조에 들어가기도 한다.


수지가 엄마는 목욕을 빨리 끝내고, 아빠는 좀 천천히 놀아주면서 한다는 걸 알아서 아빠와 목욕을 하는 날에는 아빠에게 항상 “아빠랑 같이 물에 들어갈래” 라고 한다.


남편도 너무 피곤한 날엔 아이에게 양해를 구하고 얼른 목욕을 시키는데, 웬만하면 아이와 놀아주면서 천천히 씻고 나온다. 아빠와의 목욕 시간은 아이에게 즐거운 놀이 시간이기도 하다.


오늘도 수지는 아빠와 같이 목욕을 했다. 나는 집안일을 다 해놓고 수지가 나오기를 기다리면서 책을 읽고 있었다. 책을 읽는데 욕실에서 남편과 수지가 대화하는 소리가 들렸다. 목욕을 하면서 둘이 계속 무슨 대화를 나눈다.


수지가 목욕을 하는 내내 쉴 틈 없이 말한다. 무슨 내용이었는지 기억 나진 않지만, 아빠와 딸은 끊임없이 대화를 하면서 욕실에서 한참을 나오지 않았다.


수지와 대화를 하는 남편의 목소리에 애교가 가득하다. 달달한 꿀을 바른 것 같은 목소리로 아이에게 다정하게 말 해준다. 아빠와 아이가 대화하는 소리엔 음률도 있고 리듬도 있다. 꼭 노래를 부르는 것 같다. 그 목소리를 듣는 내 마음도 왠지 편안해진다.

수지는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욕실에 있는 장난감 친구들과 대화도 한다. 그렇게 놀고 있는 수지를 바라보는 남편이 아이를 귀여워 하는게 목소리에서 느껴진다.


난 거실에 있어서 둘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꿀 떨어지는 눈으로 아이를 사랑스럽게 바라 보고 있을 남편 얼굴이 그려졌다.


내 눈은 책을 보고 있는데 내 귀에 들리는 사랑스러운 부녀의 대화에 마음이 간다. 행복했다. 그 순간의 행복을 오래 느끼고 싶어서 남편과 아이의 목소리를 가만히 계속 들었다.


오늘 남편은 아이 하원도 시키고 저녁밥도 밖에서 둘이 먹고, 장도 보고 왔다. 그래서 피곤할 법도 한데 아이와 즐겁게 목욕을 해주는 남편이 정말 고마웠다. 참 다정하고 따뜻한 아빠라는 마음이 든다.


수지는 기분 좋게 목욕을 하고 환하게 웃으며 나왔다. 깨끗하게 씻고 나온 아이의 모습은 더 사랑스럽고 이쁘다.


즐겁게 같이 목욕하는 아빠와 딸의 일상을 보며 행복한 마음으로 하루를 마무리 했다. 마음에 잔잔한 행복이 스며든다.


내 곁에 당연한 듯 있지만 당연하지 않은, 이 특별하고 소중한 존재들이 있어 감사한 마음으로 충만해지는 저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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