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현재만을 사는 아이와 함께 하며

지나간 후회와 미래의 걱정을 잊었다

by 행복수집가

어제는 회사 일을 다 마무리 못했는데, 아이 하원 시간이 다 돼서 일단 4시에 육아시간 쓰고 퇴근을 했다. 하루 종일 일에 치이다 미처 못다 한 일이 마음에 걸려 조금 지친 마음이었다.


무거운 마음을 안고 수지를 데리러 가는데 이날따라 날씨가 너무 춥고 바람이 매섭다. 수지는 하원하고 밖에서 놀고 싶어 할 텐데 이 날씨에 놀면 몸살이 나겠구나 싶었다.


이런 생각을 하며 아이 어린이집에 도착했고, 아이를 기다리면서 안을 보다가 유희실에서 놀고 있던 수지와 눈이 마주쳤다. 엄마가 와 있는 걸 발견한 수지가 날 보더니 양손을 번쩍 들고 활짝 웃으며 선생님에게 쪼르르 달려간다. 너무 귀여워서 웃음이 나왔다.


어린이집에 도착하기 직전까지 ‘아, 오늘 힘들다, 지친다.’ 하는 생각이 가득했는데 아이의 웃는 모습을 보고 그 생각이 날아갔다. 아이의 웃음이 지친 마음에 비타민이 되었다.




하원하고 수지는 역시나 밖에서 더 놀고 싶어 했지만, 날씨가 너무 추워서 오늘은 일찍 집에 가자고 겨우겨우 설득해서 마트에서 과자 하나 사고 들어가는 걸로 타협을 했다.


수지는 먹고 싶은 과자 딱 하나만 고르더니 순순히 집으로 왔다. 먹고 싶은 거 고르라고 하면 그 순간 먹고 싶은 거 딱 하나만 고르는 수지가 너무 귀엽다.


추운 겨울날에는 집이 더욱 아늑하고 편안하게 느껴진다. 어제저녁에 남편은 출근했고 나와 수지 둘만 있었다. 저녁을 먹기 전에 수지가 엄마랑 같이 놀고 싶다 해서 수지가 꺼내온 장난감으로 같이 놀았다.


가지고 온 장난감 중에 모양 맞추기를 할 수 있는 블록이 있었는데 수지가 이 블록 하나로 여러 가지 놀이를 만들어서 했다. 블록을 모양 틀에 맞춰서 끼워 넣기도 하고, 탑을 쌓아보기도 하고, 집을 만들어 보기도 한다.

이 놀이를 하다가 지금 보다 더 어렸던 예전의 수지가 블록 모양에 맞춰서 틀에 넣는 것도 어려워했던 기억이 났다. 세모는 세모에, 동그라미는 동그라미에, 긴 네모, 얇은 네모 등 이런 틀에 맞는 블록을 골라서 넣는 것도 어린아이에겐 쉽지 않았다.


그런데 어제 수지와 같이 놀다 보니 각 틀에 맞는 모양의 블록을 골라서 한 번 만에 잘 맞췄다. 도형에 대한 인식이 정확해지고 성장한 아이를 또 한 번 발견하게 되어 괜히 뭉클했다.


수지는 하나의 장난감으로도 여러 가지 놀이로 확장해서 놀았다. 이것도 했다가 저것도 해본다. 아이와 같이 놀이를 하면 아이가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체감할 수 있다.


이전에는 하지 못했던 것을 이제는 쉽게 하게 되고, 내가 ‘이건 이렇게 하는 거야’ 하고 알려주지 않아도 아이 스스로 알아서 하게 되는 것들이 많다.


이런 변화를 보며 놀이에 있어서는 어떤 틀에 가두지 않고 아이가 자유롭게 마음대로 하도록 내버려 두는 게 스스로 창의력을 발휘하며 자유롭게 성장해 갈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서 실내놀이를 하면 밖에서 놀 때와는 또 다르다. 내 아이와 더 친밀해지고 가까이서 교감하게 된다. 아이와의 교감은 같이 놀 때 가장 잘 되는 것 같다. 놀면서 내 아이의 새로운 모습을 보기도 하고, 성향을 알게 되기도 한다.


여전히 수지에 대해서 새롭게 알게 되는 것이 많고, 알아갈 것이 많다. 내 아이의 모습을 관찰하고 알아가는 과정이 행복하다.




매일 반복되는 비슷한 일상 속에서도
내 아이로 인해 매일이 다르고
새롭다는 걸 느낀다.
육아의 힘듦은 당연히 있지만
그래도 아이가 자라나는 과정을
볼 수 있는 것에 항상 감사함을 느낀다.


나로 인해 이 세상에 존재하게 된 내 아이는 나에게 너무나 소중한 큰 선물이다. 그리고 아이를 키우는 삶의 가치를 알아가는 시간이 감사하다.


아이와 둘이 보내는 소소한 일상 속에서 항상 행복을 만난다. 하원하러 온 엄마를 보고 반가워하며 웃는 내 아이, 집에 와서 엄마랑 같이 놀며 좋아하는 내 아이, 야무지게 밥을 잘 먹는 내 아이. 이런 모든 모습이 나에게 행복이 된다. 아이와 이런 일상을 보낼 수 있음에 감사를 느낀다.


아이와 노는 동안에는 ‘오늘 회사에서 그 일을 마무리했어야 하는데’ 하는 생각을 까맣게 잊었다. 늘 현재만을 사는 아이와 놀다 보니 지나간 후회와 다가올 걱정을 잊었다. 아이와 있다 보면 나도 현재에만 집중하게 된다.


지금 이 순간 나의 귀여운 아이와 열심히 잘 놀고, 오늘 하루 마무리 잘 해야지 끝! 하고 하루를 끝낸다. 지나간 시간에 대한 후회와 내일에 대한 걱정도 끝내고 지금 이 순간에만 나의 마음과 에너지를 쏟으며 내게 주어진 하루에 최선을 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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