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가 있어 행복하다
아이는 아침에 아빠가 집에 있으면 등원 준비를 일부러 천천히 하고 여유를 부린다. 엄마랑 등원하지 않아도 아빠랑 해도 된다는 걸 안다.
그날그날 자기 기분에 따라서 등원할 사람을 정하기도 한다. 아빠가 일찍 출근하고 없거나, 야간근무하는 날에는 아침에 집에 없기 때문에 그런 날은 당연히 나랑 등원을 한다.
어제 아침엔 집에 남편이 있었다. 저녁 근무하고 늦게 퇴근해서 자고 있었다. 수지는 나와 등원 준비를 하는듯하더니 아빠 옆에 발라당 누워버렸다. 수지에게 엄마랑 같이 양치하고 세수하고 가자고 하니 누워서 괜히 장난을 친다.
그래서 수지에게 "오늘 누구랑 갈 거야?" 라고 물어보니, 수지가 "엄마 아빠 두 개랑" 같이 갈 거라고 했다. (사람을 세는 단위가 '명' 인 것을 알려줘도 늘 잊어버리고 사람에게도 '개' 라고 한다.)
평소에는 '아빠랑 갈 거야' 아니면 '엄마랑 갈 거야'라고 하는데, 이날은 엄마 아빠랑 같이 갈 거라고 했다. 그 말에 자고 있던 남편은 비몽사몽으로 일어나서 옷을 주워 입었다. 그리고 수지는 나와 같이 씻고 옷 입고 등원 준비를 마쳤다.
세 식구가 같이 등원하는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집 바로 앞이 어린이집이라 몇 걸음 걷지도 않지만, 양손에 엄마 아빠 손을 잡고 등원하는 수지의 발걸음이 더 경쾌하고 즐거웠다. 양옆에 엄마 아빠를 데리고 의기양양하게 어린이집으로 들어가는 수지가 너무 귀여웠다.
맞아주시는 선생님도 수지에게 '오늘은 엄마 아빠랑 같이 왔네~"라고 해주셨다. 수지는 기분 좋게 등원을 했다. 그리고 나도 오랜만에 남편과 출근길에 조금 더 같이 걸었다. 늘 혼자 가던 출근길에 남편이 옆에 같이 있으니 나도 이날 아침 조금 더 행복했다.
그리고 이날 오후에 내가 수지를 하원 시키고 밖에서 저녁을 같이 먹었다. 파스타 집에서 맛있게 식사를 하고 수지 유모차를 태우고 집으로 들어가는데, 어둡고 날이 추워서 '얼른 집에 가야지' 하는 생각만 하며 서둘러 걷고 있었다.
한참 가고 있는데 유모차를 타고 있던 수지가 갑자기 나에게 “엄마, 엄마가 좋아하는 별이야. 저기 하늘 봐봐”라고 말했다.
그 말에 하늘을 보니 유난히 반짝이고 있는 별 하나가 보였다. 유모차를 타고 있어서 뒤에 내가 보이지 않는 수지는 내가 하늘에 별을 봤는지 궁금해하며 또 말했다. "엄마 하늘에 별 봐봐~" 그래서 내가 "응 별이 있네, 너무 이쁘다" 라고 말했다.
춥다는 생각만 하며 앞만 보며 걷고 있었는데 수지가 고개를 들어 하늘에 별을 보게 해주었다. 별이 쏟아지는듯한 하늘은 아니었지만, 반짝이는 별 하나만 보이는 하늘도 아이와 같이 바라보니 너무 아름다웠다. 수지는 항상 나에게 아름다운 것만 보여준다.
내가 달과 별을 좋아해서, 밤하늘에 달과 별을 볼 때마다 "수지야 엄마가 좋아하는 달이야, 엄마가 좋아하는 별이야" 라고 몇 번 말했더니 그다음부터는 수지가 달과 별만 보이면 "엄마가 좋아하는 달이야, 엄마가 좋아하는 별이야"라고 꼭 말해준다.
수지는 달과 별을 보면 엄마 생각을 한다. 아이가 "엄마가 좋아하는" 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줄 때마다 마음이 따스해진다. 그렇게 말하는 아이에게 "이걸 보면 엄마가 좋아하겠지?" 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수지의 마음이 별 보다 더 빛난다.
아이 마음속에 있는 별이 오래오래 밝게 빛났으면 좋겠다.
늘 나에게 좋은 것만 보여주는 내 아이,
나의 시선이 늘 빛에 머무를 수 있도록
해주는 내 아이가 곁에 있어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