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비오는 날 산책하며 알게 된 행복의 비결

어디에 있든 내가 좋아하는걸 찾기

by 행복수집가

오늘은 하루 종일 비가 많이 와서 아이를 하원하고 나서 평소처럼 놀이터에 갈 수는 없었다. 그냥 집에 들어가기는 아쉬웠던 수지는 한 바퀴 돌고 가고 싶다고 했다.


내가 챙겨간 과자를 먹으며 수지는 내리는 비를 구경하고 빗물 위를 걸으며 비 오는 날의 즐거운 산책을 했다.


수지가 내 우산을 같이 쓰고 걷고 있었는데 내가 우산을 살짝 밑으로 내리면 우산에서 빗물이 후드득하고 흘러내렸다.


수지는 그걸 보고 과자를 안 들고 있는 손을 내밀어 빗물을 손에 받아 보기도 했다. 그 느낌이 재밌었는지 몇 번을 더 그렇게 손에 빗물을 받았다. 떨어지는 빗방울을 손으로 느끼며 해맑게 웃는 수지의 얼굴은 비 오는 날에 꼭 해가 뜬것만 같았다.


수지는 산책하면서 계속 이런 저런 노래를 흥얼거렸다. 이제 아는 노래도 많아서 그날그날 기분과 상황에 따라 어울리는 노래를 부른다. 오늘의 주제곡은 “비에 젖어도 괜찮아~목욕하면 되지~”라는 노래를 불렀는데 아무래도 이 노래는 수지가 가사를 지어낸 것 같다.


비가 와서 놀이터를 못 가도, 비 오는 날의 산책을 즐겁게 하는 수지를 보며 옆에 있던 나도 같이 산책을 즐기고 있었다.


나 혼자 걸었다면 당연히 빗물이 고인 곳은 피해서 갔을 텐데, 아이와 같이 있다 보니 빗물 고인 곳만 찾아서 걷게 된다. 비가 와서 나도 장화를 신고 갔는데 수지는 엄마랑 장화 똑같이 신었다며 좋아했다. 그리고 수지는 빗물을 밟으며 “장화 신어서 괜찮아요~”라고 노래를 부르며 빗물을 첨벙첨벙 밟는다.


비 오는 날 즐길 수 있는 것들은 다 찾아서 즐기는 것만 같다. 비 오는 날 산책을 너무나 제대로 즐기는 아이의 모습에 그저 웃음만 나왔다.




이렇게 순수하게 비 오는 날을 즐기고 좋아하는 아이를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지금껏 살면서 쌓인 경험들로 좋고 안 좋음이 많이 생겨버려서 비가 오면 불편해하고 싫어했다. 우산 하나 드는 것도 귀찮고, 빗물에 젖는 것도 싫고, 출퇴근을 버스로 하던 때는 비 오는 날이 더 싫었다.


그런데 아이가 생기고 나서는 비 오는 날이 싫지 않다. 비 오는 날은 비 오는 대로 좋고, 맑은 날은 맑은 날대로 좋다. 날씨가 어떻든 그냥 그대로 좋다. 이런 마음을 아이를 통해 배웠다.


아이는 항상 지금 있는 곳에서 가장 즐거운 것을 찾는다. 지금 어떻게 하면 재밌을까, 뭘 하면 재밌을까라는 생각만 하며 사는 것 같은 아이는 어디에 있어도 늘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낸다.


이것이 아이가 늘 현재를 살며
지금 이 순간을 항상 즐겁게 보내는
비결이지 않을까 싶다.
어디에 가든 재밌는 것만 찾으니까
아이의 삶은 즐거움으로 가득하다.


이런 아이를 보며 삶을 긍정적으로 사는 법을 배운다. 내가 처한 상황이 어떻든지, 거기서 가장 좋은 것을 찾으면 난 그 상황을 좋게 보낼 수 있다. 좋은 것만 찾으면 좋은 것만 보인다.


행복 수집가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는 나는 행복만 찾다 보니 행복을 매일 만나게 된다. 내 곁에 있는 행복을 놓치지 않고 알아챈다. ‘지금 내가 있는 여기서 날 행복하게 하는 건 뭐지?’ 하고 내가 사는 세상을 바라보니 온 세상이 행복 천지다.




비 오는 날 수지와 산책하며 수지가 흥얼거리는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수지가 밟은 빗물을 같이 밟기도 했다. 산책하는 동안 많이 웃고 행복했다.


날이 맑은 날엔 수지는 킥보드 타고 나보다 앞서가는데, 비가 오니 내 옆에 꼭 붙어서 같이 걸었다. 하나의 우산을 같이 쓰고 수지의 손을 잡고 걷는데 그 순간이 정말 행복했다.


어딜 가나 즐거움을 찾는 아이와 함께 있으면 나도 즐거움을 자주 만난다. 아이는 비 오는 날도 재밌고, 맑은 날도 재밌다.


나도 아이 같은 이런 마음으로 삶을 살고 싶다.


살면서 만나게 되는 모든 것들에서
‘여기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걸 찾을 거야!’
하는 마음을 가지면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삶을 가득 채울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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