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떼쓰는 아이를 대하는 남편의 태도

다정하고 차분하게 아이를 대합니다

by 행복수집가

어제 남편이 쉬는 날이었는데 감기로 컨디션이 좋지 않은 수지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고 데리고 있겠다고 했다.


아이가 감기에 걸리긴 했지만 열도 안 나고 잘 놀아서 어린이집에 보내도 괜찮을 것 같긴 한데 남편은 저녁 근무를 하고 난 다음날이라 피곤할 텐데 굳이 아이를 데리고 있겠다고 했다.


이런 남편을 보면 고맙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빠니까, 부모라서 당연히 가질 수 있는 마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3교대 근무로 늘 피곤을 달고 사는데, 쉬는 날 아이와 하루종일 같이 있는 건 엄청난 에너지 소모가 드는 일이고 절대 편하게 쉴 수 없기 때문에 나의 휴일을 아이에게 기꺼이 반납하는 것이다. 쉽지 않은 결정이다.


내가 남편에게 오빠도 쉬어야 되는데 괜찮겠냐고 물어보면 남편은 항상 괜찮다고 한다. 아이랑 같이 시간 보내고 놀아주고 싶은 마음이 많은데, 주말에도 일을 가야 하니 겨우 평일에 시간이 되는 날 최대한 아이와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하는 것 같다. 그 마음이 소중하고 고맙다.




이 날 어린이집 안 가고 아빠랑 노는 걸 아는 수지는 아침부터 즐겁고 신나 보였다. 그런데 아침에 잘 놀고 있다가 갑자기 놀이터에 가고 싶다고 했다. 이른 아침이라 아직 밖이 너무 추워서 남편은 수지에게 “지금 너무 추우니까 나중에 나가자”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수지는 앙 하고 울음을 터뜨리며 떼를 썼다.


나가자고 소리를 지르는 수지를 남편이 안아서 다독여주며, 전혀 언성을 높이지 않고 차분하게 말했다. "수지야 아빠 말 들어봐 봐. 지금은 너무 추우니까 나중에 햇빛이 저기 놀이터에 들어오면 나가자"라고 하며 아이를 안고 창밖에 놀이터를 보여주었다. 그 말을 들은 수지는 울음을 그쳤다.


아빠가 차분하게 하는 말을 아이가 듣고 금방 울음을 그치더니 다시 기분 좋아져서 잘 놀았다.


아이가 울고 떼쓰면
순간적으로 감정이 격해질 수도 있고,
언성을 높일 수도 있는데,
남편은 아이의 그런 반응에
전혀 요동하지 않고,
감정에 휩쓸리지 않는다.
그리고 차분하게 아이에게 설명해 준다.


아이도 처음엔 자기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다가 차분하게 대해주는 아빠를 보며 아이도 감정이 누그러진다.


아이가 떼를 쓴다고 부모가 같이 화를 내거나 흥분하면 아이와 기싸움을 하게 되고 오히려 감정이 서로 상한다. 아이의 떼쓰는 표현은 아직 감정 표현을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는 아이가 최대한 자기의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 중 하나인 것 같다.


그래서 아이가 격하게 감정 표현을 하면 울거나 떼쓰지 않고도 감정 표현을 할 수 방법에 대해서 아이에게 알려준다. 아직 어려서 모를 것 같아도 아이는 부모가 설명해 주는 말을 다 듣고 이해한다.


아이의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아이에게 차분하게 할 말을 하고 알려주는 남편의 태도가 참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단하고, 존경스럽다.


이 날 아침 이렇게 수지의 울음이 그치고 감정이 누그러진 모습을 본 후 난 집을 나섰다. 다정한 아빠와 보내는 수지의 하루가 참 행복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니 나도 기분이 좋았다.


이 날 하루 수지는 아빠와 밖에서 돈가스도 먹고, 치과 가서 영유아검진도 했다. 하루종일 남편이 아이를 부지런히 데리고 다니며 챙겼다. 퇴근하고 집에 오니 남편은 좀 피곤해 보였다. 내가 괜찮냐고 하니 괜찮다고 했다.


그리고 저녁에도 수지와 웃으며 잘 놀아주었다. 아빠와 놀며 즐거워하는 아이를 보는 게 행복하다. 그리고 아이를 보며 웃고 있는 남편을 보는 게 행복하다. 이렇게 하루가 행복으로 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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