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집에가면 날 기다리고 있는 행복

남편과 아이

by 행복수집가

퇴근하고 집에 가는 길에, 아이를 하원시키고 집에 있는 남편에게 전화를 했다. 지금 집에 가고 있다고 전화를 했는데, 핸드폰 너머로 들리는 수지의 귀여운 목소리가 회사에 있는 동안 나도 모르게 경직돼 있었던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풀어준다.


그리고 매일 듣는 익숙한 남편의 목소리인데도 퇴근하고 전화로 듣는 목소리는 뭔가 더 따뜻하게 들린다. 이 날 회사에서 그렇게 바빴던 것도 아니고 힘들었던 것도 아닌데, 퇴근하고 나서 듣는 남편과 아이의 목소리가 내 마음을 마사지해주듯이 편안하게 해 준다.


전화를 하고 나니 나를 기다리는 아이와 남편이 있는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볍다. 회사에서는 별 웃을 일이 없었는데, 남편과 아이 목소리를 듣자마자 웃음이 나온다. 날 웃게 하는 이 소중한 존재들의 존재감을 또 한 번 크게 느낀다.




집에 도착하니, 수지는 아빠 품에 숨어서 엄마가 자기를 찾아주길 기다리고 있다. 퇴근하고 집에 오면 항상 하는 수지의 놀이다. 엄마나 아빠 둘 중에 한 명이 외출했다가 집에 들어오면 이렇게 꼭 숨바꼭질을 하려고 한다.


얼굴을 가리고 숨어 있다가, 집에 온 사람이 수지를 찾아야 한다. 그렇게 해서 “수지 찾았다!” 하면 깔깔거리며 즐거워하는 수지의 웃음소리가 온 집안을 가득 채운다. 그 웃음으로 하루동안 쌓인 피로가 풀어진다.


그리고 수지가 아빠와 하원 길에 산 지렁이 젤리를 ”이거 엄마 선물 주려고 샀어 지렁이 젤리“라고 말하며 내 손에 쥐어 주었다. 웃음으로 나의 피로를 풀어준 수지는 이렇게 감동까지 선물해 준다. 수지는 항상 뭘 줄 때마다 선물이라고 하며 준다.


난 매일 아이에게서 선물을 여러 번 받는다. 단어 한마디의 힘이 얼마나 큰지, 그냥 ‘줄게’보다 ’ 이거 선물 주려고 샀어’라는 말은 더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어른인 나보다 아는 단어가 훨씬 적은 아이지만, 아이는 나보다 이쁜 말들을 훨씬 많이하는 것 같다. 아이에게서 이쁘게 말하는 법을 배운다.


퇴근하고 집에 와서 아이가 잠들기 전까지 같이 보내는 시간은 짧다. 평일에는 아이를 보는 시간보다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다. 그런데 아이랑 있는 시간은 한 시간이든 두 시간이든 시간의 길이에 상관없이 그 시간이 빈틈없는 행복으로 채워진다.


아이와 있는 동안은 정말 많이 웃게 된다.
내 곁에 남편도 아이를 보며 같이 웃고 있다.
웃고 있는 아이를 보며 같이 웃는 우리 부부,
이 모습이 내겐 행복이다.


지금 느끼는 이 행복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소중히 여기며 오래도록 온전히 누리고 싶다. 내 곁에 있어줘서 정말 고맙고, 늘 힘이 되는 이 존재들이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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