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미래가 밝았으면 하는 소망
오늘은 아이 유치원 가입학식이었다.
입학식전에 신입생 초청의 날 행사로 유치원에 두 번 가봐서인지 오늘 유치원을 향하는 수지의 발걸음은 조금 더 편안하고 익숙해진 듯 보였다.
유치원을 가는 길에 저번에 유치원에서 뭘 하고 놀았는지 재잘거리며 이야기하는 수지는 오늘도 재밌을 거란 기대감으로 들뜬 모습이었다.
이런 기대감을 안고 들어선 유치원은 많은 선생님들이 환하게 웃으며 반겨주셨다.
입학식을 하는 3층 강당으로 올라가는 계단마다 선생님들이 서 계셨고 반갑게 인사해 주셨다. 강당으로 들어가는 입구 앞에는 선생님들이 양옆에 나란히 서서 “사랑합니다~” 하고 인사해 주셨다.
격하게 환영해주시는 선생님들 사이를 지나가면서 시선집중을 받으니 조금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잠시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수지도 선생님들의 이런 환영이 인상 깊었는지, 집에 와서 선생님들이 인사하던 모습을 그대로 따라 하는데 얼마나 귀여웠는지 모른다.
입학식은 이렇게 환영받는 기쁨으로 시작했다.
강당에 들어서니 학부모와 아이들로 북적였고, 반별로 줄을 서서 앉아 있었다. ‘우리 수지가 이제 정말 입학을 하는구나, 이제 이 아이들과 같이 생활하게 되겠구나’ 하는 것이 실감이 났다. 수지도 새로운 아이들이 궁금한지 호기심을 가지고 이리저리 둘러봤다.
1시가 되니 입학식 행사가 시작됐고, 원감 선생님의 짧은 인사 멘트 후에 국민의례 순서가 있었다. 국민의례를 위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달라는 말에 정말 오랜만에 국민의례를 하는거라 왠지 모르게 조금 반갑단 생각을 하며 아이 손을 잡고 일어났다.
‘국기에 대하여 경례’를 할 때 나는 수지의 손을 왼쪽 가슴에 올려주었다. 그리고 나도 국기에 대한 경례를 했다.
국민의례가 뭔지 모르는 수지는 어리둥절하면서도 손을 가슴에 얹고 잘 서 있었다. 국민의례가 끝나고 나서는 애국가 제창이 있었다. 애국가도 정말 얼마 만에 불러 본 건지 모르겠다.
유치원 입학식에서 생각지도 못했는데, 애국가를 부르게 되니 학창 시절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을 잠시 느꼈다.
애국가를 부를 때는 수지를 안고 있었는데, 수지 귀에속삭이듯이 애국가를 불렀다. 수지는 태어나서 처음 들어보는 애국가였을 것이다.
왠지 뭉클했다.
내 아이를 포함한 많은 아이들이 있는
강당에서 애국가를 부르는데
이 어린아이들이 우리나라의 미래라는
생각이 마음 깊숙이에서부터 올라왔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이 아름답고 밝았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애국가를 불렀다.
애국가 제창이 끝난 이후에는 준비된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수지는 앞에서 말씀하시는 선생님의 설명을 잘 들으며 얌전히 앉아있었다. 행사가 끝날 때까지 잘 앉아있던 수지가 기특하고 고마웠다. 이렇게 잘 앉아서 설명을 듣고 있는 수지를 보니 ‘유치원에 올 언니 준비가 다 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엔 교실에 가서 반 선생님과 인사도 나누고 서류 제출 등을 하고 오늘의 입학식이 마무리되었다.
입학식이 다 끝나고 나서도 수지는 유치원 마당에서 한참 동안 놀았다. 다른 아이들이 다 돌아갈 때까지 끝까지 남아서 놀다가 제일 마지막에 유치원을 나왔다.
수지가 즐겁게 웃으며 노는 모습을 보니, 앞으로의 유치원 생활이 수지의 웃음처럼 환할 것 같다는 좋은 느낌이 들었다.
유치원을 다니며 한층 더 성장해서,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 새로운 세상을 맞이할 아이를 응원하고 지지한다. 아이 얼굴에 밝은 웃음이 꽃 피는 날들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