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생활을 잘하고 있는 아이를 보며
아이가 유치원 등원한 지 일주일이 지났다. 다행히 수지는 유치원이 재밌다며 잘 가고 있다. 아침에 가기 싫단 말 하지 않고 유치원 갈 준비도 잘한다.
하원하고 나서 오늘 어땠냐고 물어보면 항상 재밌었다고 한다.
어린이집보다는 유치원이 확실히 더 재밌나 보다. 친구들도 더 많아지고 어린이집과는 다른 환경과 분위기가 좋은 것 같다.
유치원에서 어떻게 생활하는지 정말 궁금한데, 유치원은 키즈노트 사진이 일주일에 한 번 올라와서 조금 아쉽긴 하다. 이전 어린이집은 매일같이 키즈노트 사진과 알림장이 올라와서 매일 아이 사진을 기다리는 소소한 즐거움이 있었다. 소소하지만 아주 큰 행복이었다.
그런데 유치원은 어린이집에 비해 상대적으로 한 반에 정원이 많아, 매일같이 사진이 올라오진 않는다. 그래도 일주일에 한 번 올라오는 사진을 기다리는 즐거움도 있다. 더 간절히 기다리게 된달까.
어쨌든 사진을 매일 못 보는 아쉬움은 내려두고, 대신 하원 할 때 늘 밝은 표정과 유치원에서 충전된 즐거움으로 업 돼 있는 아이를 보며 '아, 잘 지내고 있구나' 하고 느낀다.
사진으로 아이가 잘 지내는 모습을 보는 것도 좋지만, 아이의 표정과, 말, 행동에서 나타나는 ‘나 잘 지내고 있어요’라는 표현을 보는 게 더 좋다.
아침에 유치원 차를 타러 가는 수지의 발걸음은 씩씩하다. 그리고 이전에 어린이집 갈 때는 수지의 가방을 늘 내가 메고 다녔는데, 이제는 수지가 등에 가방을 메고 버스에 올라탄다. 그 모습은 볼 때마다 귀엽고 사랑스럽다. 가방 멘 모습만 봐도 이렇게 많이 컸구나 싶어 뭉클하다.
아이가 태어나기도 전, 뱃속에 있을 때부터 초음파로 봐 와서인지 이만큼 자란 수지를 보면 세상에 이런 경이로움이 있을까 싶다. 한 생명이 태어나고 자라는 모습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게 매일 신기하고 감사하다는 것을 느낀다.
부모가 돼서 자녀를 키우는 일은
매 순간의 감사함을 잊지 않고
감각하는 삶인 것 같다.
그냥 존재 자체로 소중한 아이의 웃음을 볼 수 있다는 게 감사하다. 육아를 하면 할수록 아이에 대한 마음이 더 깊어진다.
내 아이를 사랑하는 것은 부모로서 당연히 가지는 마음이겠지만,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나는 만큼 아이에 대한 사랑이 더 깊어지고 삶에 대한 감사도 커진다.
매 순간이 선물이라는 것을 아이를 키우면서 더 민감하게 느끼게 된다. 매 순간이 선물이라는 그 말이 막연하지 않고, 내 피부로 가깝게 와닿는다.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체감하는 삶을 산다. 내 아이를 만나 엄마가 된 행복을 매일 느낀다.
오늘도 하원하고 밝은 모습으로 내릴 수지의 모습이 벌써 눈에 아른거린다. 오늘은 하원하고 나면 킥보드를 타고 반찬 사러 같이 가기로 했다. 수지가 신난다고 좋아했다. 하원하고 엄마랑 함께할 시간을 기쁘게 받아들이는 수지를 보며 고맙고 행복했다.
이 세상에 태어난 지 아직 4년이 채 안된 만 3살 수지가 유치원 등원한다고 졸린 눈 비비며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자기 몸보다 더 큰 가방을 메고 가는 걸 보면 한편으론 미안하기도 하면서 기특하다.
더 자고, 더 놀아야 할 것 같은데 그래도 자기 할 일을 해주고 시간에 맞춰서 유치원도 잘 가는 수지를 보며, 나도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갈 동기부여를 받는다.
아이로 인해 내 삶을 더 성실히,
정성껏 살게 되는 것 같다.
아이로 인해 받는 좋은 영향은 손에 다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넘쳐난다. 존재 자체가 기쁨이고, 행복이고, 살아갈 원동력이 된다.
오직 아이 하나만을 바라보며 사는 건 아니지만, 아이로 인해 내 삶을 더 소중히 여기며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눈이 더 커진 건 확실하다.
늘 사랑하고 감사하는 삶을 살면서 행복하지 않을 수 없다. 사랑하는 아이와 눈을 맞추고, 웃고, 대화하고, 안아주는 이 모든 일상이 그저 사랑이다. 사랑 없이는 살 수 없는 삶을 알게 해 준 내 아이가 있어 행복하다.